사료 속에 묻혀있는 3.1운동을 디지털 공간에서 재구성하고 싶었다. 100년 전으로 돌아가 전국방방곡곡에서 일어났다는 3.1 만세운동을 지도 위에 재현하고 싶었다. 3.1운동 100년 특집을 준비하던 2018년 가을이었다.
시작부터 어려움에 봉착했다.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도 몰랐고, 어디까지 담아내야 하는지, 막상 사료를 정리하려고 하면 한자를 능히 읽어낼 줄 알아야 했으며, 그 내용을 확인하고자 하면 그 시대의 지명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의 역사적인 이해를 요구했다. 지난한 작업들은 4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사료를 DB화 한다는 것은 단순히 엑셀로 담아내는 작업이 아니다. 텍스트로부터 추려낸 사실 하나하나를 분류체계로 구별해내고, 또 다시 그 자료의 높고 낮음으로 계층화 해내는 데이터 구조화 작업은 지속적인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그 틀을 갖춰나갔다.
정리된 DB를 디지털 공간으로 담아내는 작업 또한 만만하지 않았다. 특히 모바일 공간에서 지도를 사용해 정보를 담아내고자 했던 시도들은, 무한할 것 같았던 디지털 공간의 협소함을 절실히 느끼며 좌절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아내야 했다.
그리고 처음 만세운동지도에 데이터가 뿌려지는 순간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랬다, 지도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들풀처럼 일어났던 만세운동의 점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렇게 우리 동네에서도 100년 전 3.1운동의 뜨거운 함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영상 속에선 3.1운동에 참여했던 실존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을 시청자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