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던진 메시지

[스페셜리스트 | IT·뉴미디어]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중국산 동영상 앱 틱톡(Tik Tok)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출범 3년 만에 전 세계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10대들에겐 페이스북, 유튜브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틱톡은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이단아다. 실리콘밸리에 젖줄을 대고 있는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플랫폼과 달리 틱톡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신생업체 바이트댄스가 2016년 첫 선을 보인 동영상 전문 앱이다. 올라오는 영상도 파격적이다. 틱톡은 영상 길이를 15초로 제한했다. 동영상 플레이를 시작하면 15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전통적인 기승전결을 따질 여지가 없다. 순식간에 뭔가를 보여줘야만 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틱톡은 지금 엄청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다운로드 6억6300만 건을 기록했다. 페이스북(7억1100만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인스타그램(4억4400만건)보다는 월등히 많았다. 이 수치는 게임을 제외한 앱 중에선 전체 4위다.


올해 들어서는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1월 다운로드 건수 3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선 1월 다운로드 건수만 따지면 게임 이외 앱 중에선 독보적인 1위다. 덕분에 올 들어 전 세계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10억건을 돌파했다. 그것도 중국내 다운로드 건수는 계산에 넣지 않은 수치다.


현재 틱톡의 전 세계 이용자 수는 5억명에 이른다. 가입자들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52분이다. 15초 영상만으로 구성된 플랫폼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월간 이용자 중 매일 접속하는 비율(DAU/MAU)도 57%에 이른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은 플랫폼이다. 덕분에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도 75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공유경제 선두주자 우버(700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전통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틱톡 돌풍을 이해하기 힘들다. 15초 내에 의미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성세대인 젊은층에겐 ‘15초제한’이 오히려 장점이 됐다.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출발점이 됐다.  


이런 게 가능했던 건 틱톡 특유의 혁신적인 시스템 덕분이다. 틱톡은 영상 편집과 업로드를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다. 앱에 올리면서 바로 영상 속도조절을 할 수 있다. 특수효과나 배경음악도 쉽게 덧붙일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능이나 이모티컨, 스티커 활용도 간단하다. 덕분에 유사한 효과를 넣은 영상들을 계속 보게 만든다. 보는 영상에서 함께 놀이하는 영상으로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최근 동영상이 많은 언론사들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너도나도 영상팀을 구성하고 있다. 현장성 강한 영상은 100마디 말보다 더 파괴력 있다. 하지만 신세대 층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문법에 맞는 영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그게 젊은 층을 사로잡은 틱톡이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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