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직원의 가족·친척 정규직 전환자 108명 명단’. 이 명단을 입수한 순간, 최악의 청년실업률 속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떠올랐다. 좀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해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었다. 최초 보도 이후 의혹을 키우는 일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청년들은 분노했다. 대학 캠퍼스들에는 대자보가 붙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최초 보도부터 취재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자료 한 장, 증언 하나를 모으기까지 피를 말리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팩트 한 줄 한 줄을 써 내려가기 위해 밤낮, 주말 없이 수많은 확인 과정을 거쳤다.
누군가 이 의혹 제기의 본질을 흐릴 때마다 오히려 제보들이 늘어났다. 밤낮없이 취재하는 힘든 과정 속에서 취재원들의 ‘용기’는 큰 힘이 됐다. 그들은 하나같이 “공정한 과정”을 원한다며 취재에 응해줬다. 결국 정부는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또 여야 5개 정당의 합의로 국정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채용과 정규직화 과정이 투명하게 조사돼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씻어주길 바란다.
이 보도를 계기로 공정한 일자리가 한 개라도 더 생긴다면 기자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보도 과정을 함께해 준 모든 선후배 기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상을 ‘공정한 과정’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취준생들에게 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