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제338회 이달의 기자상] 아시아경제 사회부 조인경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아시아경제 사회부 조인경 기자. 취재 과정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처음엔 ‘도대체, 두 학생의 성적이 얼마나 급상승했기에 학부모들이 이렇게까지 의혹을 제기하나’ 확인하고 싶었는데, 교육청의 감사와 경찰 수사 결과로 밝혀진 시험문제 유출 과정은 다분히 계획되고 의도된 ‘반칙’이었습니다. 그 반칙을 바로잡겠다며 매일 저녁 거리집회에 나선 학부모들은 “지금 드러난 사안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다른 학교의 내신비리까지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 입시 제도를 향한 분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내신도, 수행평가도, 학교생활기록부도 모두 공정하지 못하다면 학생들은 과연 학교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불신을 경험한 학생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더 열심히 배우고, 미래를 위한 능력을 키워가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수시로 전화와 카톡으로 단서가 될 만한 제보를 전해주고, 혹여 자녀가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염려 속에서도 용기를 내주신 학부모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취재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학교 내신비리가 석 달 넘도록 이렇게 이슈화될 수 있었던 건 ‘공정한 경쟁,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안이 그릇된 부정(父情)에서 비롯된 한 교사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우리 학교와 입시가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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