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 첫 보도가 나간 후 두 주 만에 정부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국회에서 야심차게 발의됐던 ‘유치원 3법’은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가 없을 거라는 당초 반응과 달리 여전히 국회에 막혀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한 보좌관이 저에게 한 말이 떠오릅니다. “한유총은 세상에서 로비를 가장 잘하는 집단이다. 원하는 것이 이뤄질 때까지 찾아온다.” 보도가 국민적 공분을 산 이후 이 말은 ‘옛말’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합니다. 2012년 누리과정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이런저런 비리가 있다는 것을 교육 관계자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보도 전까지 공론화 되지 못했던 이유도 같은 곳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3개월 간의 취재를 통해 우리 사회에는 아직 희망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도과정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시도교육청 감사관, 박용진 의원실 등 이 보도를 위해 힘써준 수많은 분들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정의’를 찾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립학교법 개정까지 이뤄져 유아교육이 공공의 영역에 안전하게 안착할 때까지 MBC 취재진은 계속 감시하고 보도하겠습니다. 학부모와 시민들의 눈과 입이 되겠습니다. 공영방송 MBC가 추구해야 하는 뉴스란 그런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