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노동 ‘1위 직군’ 택배 물류센터. 택배 물류센터의 노동강도는 이미 유명하다. 그런데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돌연 감전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열흘 뒤 20대 꽃다운 청년은 세상을 떠났다.
청년은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일까. 단순 사고로 보기엔 현장이 너무 열악했다. 사고가 난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십여 명의 전·현직 노동자를 접촉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위험하고 살인적인 택배 물류센터의 작업 현장을 지적했다. “우리 아들이 아니어도 누군가 당했을 사고”라던 유족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두 달 동안 20여 개가 넘는 기사를 쏟아냈다. 노동자들의 증언부터 물류센터의 열악한 환경을 적나라하게 담아 20대 청년의 죽음이 인재임을 지적했다. 그 결과, 고용노동청은 특별감독에 착수했고, 경찰은 CJ대한통운과 하청업체, 전기안전관리업체 관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노동청은 더 나아가 사고가 발생한 CJ대한통운 외 국내 굴지의 택배 업체인 한진과 롯데에 대해서도 근로감독에 착수해 다수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
최근 선배 기자는 사고가 난 물류센터에서 직접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다. 보도 이후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레일을 전부 세운 휴식 시간이 새롭게 부여됐고 CJ대한통운의 경우 근로자가 레일 등에 끼었을 때 바로 작동을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 장치가 전 레일에 설치됐다. 물론, 아직 더 개선이 필요하고 택배 물류센터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CBS는 이번 사안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등록금을 벌어보겠다며 아르바이트에 나섰던 20대 청년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늘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남편과 콩콩이, 직접 물류센터 아르바이트까지 나섰던 고형석 선배와 부족한 후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 대전CBS 보도제작국 선배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