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의 시작은 고등학생 현장실습 문제를 점검해보자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말 제주에서 실습 중이던 특성화고 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으니 우리 지역은 문제가 없는 지 살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취재를 하던 중 업체마다 특성화고 학생이 아닌 대학생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학생들은 대기업 콜센터, 영세한 제조업 공장, 가죽 가공업체 같은, 한 눈에 보기에도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대학생들의 현장실습을 문제 삼는 기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취재 방향을 대학생 현장실습으로 틀어 다시 진행했습니다.
대학 현장실습생들의 실태는 정말 참혹했습니다. 기존 직원들이 하지 않는 가장 허드렛일이 대학생들에게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습니다. 사회의 첫 발을 왜곡된 노동현장에서 시작하는 대학생들은 매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정부는 재정지원사업으로 이 현장실습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많이 현장에 내보내면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대학의 재정 지원도 많아집니다. 학생 수가 줄어가면서 재정이 어려워진 대학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학생들을 현장으로 내보내기 급급했습니다. 그 현장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했습니다.
취재 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지역의 대학은 저희에게 대안이라며 수많은 문서들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대책들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끊임없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