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소리 담아, 지역 속으로
공공저널리즘 실천하는 미국의 지역지들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 입력
2007.11.21 14: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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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취재 참가자들이 탤러하시 데모크랫의 편집국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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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적게는 4만부에서 많게는 10~20만부 가량을 발행하는 지역지가 많다. 이들은 중앙정부를 취재하는 메이저언론사들과 달리, 지역민의 소식을 주로 반영하고 지역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바로 공공저널리즘을 실천하는 미국의 지역지들이다. 노스캐롤리아나주 샬럿의 샬럿옵서버(The Charlotte Observer)와 플로리다주 탤러하시의 탤러하시 데모크랫(Tallahassee Democrat)을 비롯한 상당수의 지역지들은 지역민 위주의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지역면을 특화시키는 등 공공저널리즘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보를 비롯한 중앙 및 지역의 10개 언론사 기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10박11일 동안 한국언론재단의 도움으로 미국의 공공저널리즘 현장을 둘러보았다.
샬럿옵서버 “저소득층 집중보도로 반향”샬럿옵서버사 입구에 들어서면 약 10여개의 무료신문 자판기가 놓여 있다. 모두 이곳에서 발행하는 신문들이다.
샬럿옵서버의 일일 발행부수는 23만~24만부이다. 샬럿 시민이 50만명임을 감안하면 2명 중 1명 꼴로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샬럿시에 살고 있는 한 한국인은 “대다수가 샬럿옵서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샬럿옵서버는 지역민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것이 경쟁에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밝힌다. 스티브 건 뉴스 제품 및 혁신담당은 “5곳의 저소득층 지역을 집중 취재해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도한 적이 있는데 큰 반향을 불러왔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요원을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키기도 했다.
또 샬럿옵서버가 맡고 있는 6개 카운티(구 개념) 안에 있는 기업체와 공공기관 감시하는 기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방범 문제, 세금 문제 등 공적 프로그램에 관련된 내용을 비판적으로 다뤄 지역민의 호응을 받았다.
샬럿옵서버의 인기에는 ‘일요판’ 발행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스티브 담당은 “일요판에 주로 게재되는 각종 할인 쿠폰은 실생활에서 효율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샬럿옵서버는 각 카운티 별 뉴스를 별도로 제작하고 있으며 해변 쪽에 위치한 곳은 따로 ‘랄리옵서버’를 발행한다. 경제특구에 가까운 샬럿시를 겨냥해 비즈니스 파트는 중앙지 못지않은 질 높은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샬럿옵서버의 경쟁지는 인터넷과 70여개가 넘는 지역지 및 잡지. 한 때 20~25%의 광고 수익을 올렸지만 급증하는 매체들로 인해 현재는 15%선에 그치고 있다.
샬럿옵서버의 기자들은 메이저 언론사에서 근무하거나 다른 지역지에서 7~8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들이다. 기자들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에도 역할을 한다는 평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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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취재 참가자들이 미국 지역지들의 현황에 대해 둘러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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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러하시 데모크랫 “70만건 이상의 포럼 주최”탤러하시 데모크랫은 좀 더 적극적인 공공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있다. 데모크랫에서 가장 주목할만 한 점은 ‘지역면’ 발행과 ‘포럼’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탤러하시 데모크랫은 ‘지역면’을 별도로 발행해 두번째 섹션으로 포함시킨다. 지역 섹션에는 시민포럼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한다. 물론 메인페이지 등 대다수의 콘텐츠는 지역 뉴스로 채워진다.
시민포럼은 온라인 웹 사이트에 구축된 것으로 교육이나 출산 등 시민이 직접 쓴 글들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 시민기자를 활용해 사이트를 운영하지만 시민의 의견을 언론사 온라인에서 관리하고 오프라인에 게재될 시에는 기자들을 에디터로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텔러하시 데모크랫의 밥 가보르디(Bob Gabordi) 편집장은 “포럼은 시민과 커뮤니티를 합한 모델로서 약 70만건의 크고 작은 포럼이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밥 편집장은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힘들었으나 이들 중 지역면에 반영할 기사의 가치판단과 수입원 창출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데모크랫은 기사로 반영될 경우 완전히 새로운 기사를 하나 쓰는 것 이상의 공을 들여 내용의 사실 확인과 정확성, 기사의 톤 등에서 기자가 에디팅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데모크랫이 대중이 제안한 소식을 가공하는 전문적인 영역은 기자와 언론사가 여전히 전담해야 한다는 공공서비스저널리즘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모크랫은 5년간 실종된 사람을 포럼을 통해 탐사 보도를 하거나 온천지역 개발에 관한 오프라인 시민포럼을 주최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지역밀착형 뉴스일 경우 워싱톤이나 아프리카 등에 특파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데모크랫은 포럼 외에도 7개의 커뮤니티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달 접속자와 접속시간, 성별, 연령, 사는 지역, 관심있는 분야 등을 집계해 지역사회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시민편집위원을 매년 5명씩 선정, 편집회의에 까지 적극 관여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사로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편집장과 기자에게 달려 있다. <언론재단 지원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