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던진 딜레마와 가능성... 언론사, 희망 품되 경계해야"

[2025 세계기자대회]
컨퍼런스 세션① AI 미디어 시대 뉴스의 미래와 언론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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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열린 2025 세계기자대회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이 진행되는 모습.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주희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 발제를 맡은 황석하 부산일보 기자, 차오 인 차이나데일리 기자, 나탈리아 슈첵 비즈니스인사이더 폴란드 기자, 다이아나 푸엔테스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 사무총장. /한국기자협회

“인공지능(AI)은 수많은 딜레마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우리는 이러한 시각과 접근 방식으로 미디어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AI 미디어 시대 뉴스의 미래(저작권)와 언론윤리’를 주제로 31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2025 세계기자대회 첫 번째 컨퍼런스에서 나탈리아 슈첵 비즈니스인사이더 폴란드 기자는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첫 세션 4인의 발제자 중 하나였던 그는 저널리즘 영역에서 AI의 역할에 대해 “희망을 품되 경계를 풀지 말 것”이라 강조했다. AI는 “제보자와 신뢰를 형성할 수 없고”, “비밀 문서를 찾아내지 못하며”, “날카로운 질문도 못 던지지만”, 기자들이 “방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핵심정보 추출과 정리에 도움을 받는” 양날의 도구인 만큼 주도적인 고민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속사의 일기예보 작성, 검색엔진 최적화(SEO), 기사 요약 등 AI 활용 사례를 언급한 슈첵 기자는 “AI로 인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독자들은 결국 깨닫게 될 것이다.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 신뢰를 지켜온 전통미디어에서 나온다는 사실을”이라고 말했다.


이주희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해당 세션에선 AI가 파장을 미칠 요인에 대해 공통적인 우려가 나왔다. 허위정보와 알고리즘 편향, 딥페이크 이미지 등의 확산, 뉴스 저작권 문제 등은 대표적이다. 차오 인 차이나데일리 기자는 AI를 통한 딥페이크 콘텐츠 제작, 뉴스 왜곡·조작 실 사례를 언급, “대중이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구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단순히 언론사 신뢰 저하에 그치지 않고 허위 내러티브를 확산시켜 민주적 절차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기자들은 기술 발전에 발맞춰 AI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넓히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위정보를 확산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1일 열린 2025 세계기자대회 첫 번째 세션이 진행되는 모습.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이주희 코리아헤럴드 편집국장, 발제를 맡은 황석하 부산일보 기자, 차오 인 차이나데일리 기자, 나탈리아 슈첵 비즈니스인사이더 폴란드 기자, 다이아나 푸엔테스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 사무총장. /한국기자협회

황석하 부산일보 기자는 미국 애리조나주 지역 신문 연수 당시 경험한 “투명성, 정확성, 공정성, 책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예시로 들며 “어디까지 허용하고, 제한을 둬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AI 사용이 저널리즘 윤리에 위반하는 부분은 없는지 기준선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론 내부는 물론 외적인 제도 마련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특히 뉴스 콘텐츠 무단 활용 문제는 언론사의 저작권과 수익 모델을 위협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다면 언론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AI의 악영향, 뉴스 저작권 문제, 윤리적인 고민 등에 대해 세계 언론사, 기자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유사한 현실 인식과 진단, 해법을 말했다. AI 시대, 독자를 위해 해야 될 근원적 책무이자 새 역할에 대한 제언도 곱씹을 만하다. 다이아나 푸엔테스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IRE) 사무총장은 “AI 기법과 그 적용 방식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투명성 유지에 필수적”이라며 “도서관이나 타운홀 미팅 같은 자리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AI가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설명하는 무료 기본 세션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작업을 보다 개방적으로 공유하고 기꺼이 설명하며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독재 정부 치하 AI를 통한 선전 등에 대한 언론 대응 방법이 질문되기도 했다. 푸엔테스 총장은 “알려야 하지만 협박을 받고 사람이 사라지기도 하는 여건에서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안다. 대신 보도할 타국 기자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저도 텍사스에서 일할 때 마약 카르텔 보도를 못하고 있는 멕시코 기자들을 대신해 보도한 적이 있다. 결코 멈춰선 안 된다. 오늘 여기서 기자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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