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의 양심 고백으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의 민원사주 의혹이 다시 떠오른 가운데 류 위원장이 입장을 묻는 기자를 회의장에서 쫓아냈다. 방심위 출입기자들이 재차 입장을 물었지만 류 위원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10일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류 위원장은 MBC 기자가 “장경식 전 국제협력단장의 양심 고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회의 진행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은 답변할 수 없으니 협조해주기 바란다”며 답을 피했다.
기자는 “초유의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 나온 양심 고백이고 그동안 류 위원장의 위증 혐의를 명백히 할 수 있는 증언”이라며 다시 입장을 물었다. 류 위원장은 방심위 내부 규정을 들어 “회의 진행에 지장을 주는 행위로 판단해 퇴장을 명한다”고 말했다.
방심위 직원들은 이 기자를 둘러싸고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기자는 질문한 지 1분 만에 퇴장당하면서 “위원장님 동생분의 민원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느냐, 여전히 입장이 같으냐”고 다시 물었지만 류 위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류 위원장의 측근이던 장경식 전 단장은 5일 국회에 나와 류 위원장에게 동생 류희목씨의 민원사실을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류 위원장이 이해충돌 상황을 알면서도 회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장 전 단장의 증언 이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류 위원장은 오히려 입장을 묻는 언론에 ‘엄중 경고’한다며 엄포를 놨다. 이날 류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회의는 어떤 세력의 방해도 받지 않고 진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국민 권익과 직결된 회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이 위원장실을 찾아 입장을 요구하자 운영지원팀 직원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며 가로막기도 했다. 류 위원장은 “현재 경찰의 수사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재조사 요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만 서면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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