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와 매경미디어그룹이 최근 차세대 구글로 평가받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퍼플렉시티와 ‘광고수익 공유’, ‘AI 검색 도입’ 등을 골자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글로벌 AI 기업과 국내 언론 간 본격 협업의 서막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데일리는 2월20일 계열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일간스포츠를 운영하는 이데일리M의 콘텐츠를 함께 퍼플렉시티에 제공하는 퍼블리셔 파트너 계약(3년)을 맺었다. 대신 퍼플렉시티는 이들의 뉴스가 출처로 언급된 검색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매경미디어그룹도 2월13일 퍼플렉시티와 파트너십을 맺고 매일경제신문과 MBN 홈페이지에 PC용 베타버전의 AI 검색을 도입했다. ‘키워드’ 검색 외 문장 형태 질문에도 답을 주는 퍼플렉시티형(形) 검색 서비스를 통해 홈페이지 이용자의 다각적 이해를 돕는다는 목표다.
잇따른 파트너십엔 국내 대기업의 투자와 맞물려 한국 진출을 앞둔 AI 기업의 교두보 마련, 한국어 뉴스 확보 등이 시급했던 배경이 있다. 언론사로선 비용지불 없이 ‘콘텐츠’ 제공 대가로 ‘기술 지원’을 받으며 선도적 AI 대응, 수익확보가 가능한 방식이 ‘윈-윈’으로 다가왔다. 이정훈 이데일리 편집국장은 “금전이 오가지 않고 뉴스제공을 대가로 매출이 났을 때 나누는 방식이기에 손해 볼 건 없다고 봤다”며 “배타성이 없는 계약인 만큼 각각 서로 다른 AI, 언론사와 계약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은 됐지만 향후 출범할 서비스, 협업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이데일리의 경우 차후 퍼플렉시티 API를 활용한 AI 기반 검색 기능, 데이터 분석도구 등을 지원받는다는 큰 틀의 원칙만 갖고 있다. 약 1000만건의 자체 콘텐츠 내에서 답을 주도록 해 ‘환각’ 현상을 최소화 한 매경의 AI 검색은 퍼플렉시티의 API를 가져오는 초기적 단계의 협업일 뿐 수익공유나 향후 청사진 등과 관련해선 “한 차원 더 높은 단계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언급이 공식 설명된 전부다.
구글(유튜브)이나 네이버와 달리 창작자 기반 콘텐츠 생태계가 없는 퍼플렉시티는 해외 유수 언론과 협력을 적극 추진해 왔다. 뉴스 등을 학습시켜 정확한 정보를 대화창에서 곧장 알려주는 ‘답변 엔진’은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려 광고수익을 증가시키는 수익모델의 핵심이어서다. 국내 언론과 협업은 AI 기업으로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뉴스 확보란 의미에 더해 미국, 유럽권과 비교해 드물었던 아시아 진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퍼플렉시티의 파트너십 책임자인 제시카 챈은 지난해 말 미국 매체 디지데이(DIGIDAY)와 인터뷰에서 ‘광고수익은 계속 확대되며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협업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기조에서 관건은 국내 언론이 수익, 기술 협업 등 여러 면에서 실익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다. 이정훈 국장은 “한국어 1호 매체로 참여했지만 복수의 국내 언론과 파트너십이 맺어졌을 때 수익배분에서 유리하리란 보장이 없다. API를 마음대로 가져올 수 있지만 뭘 할지 생각이 없으면 기사 학습만 시켜줄 수도 있다”면서 “개발팀이 미국 언론과 협업 사례를 살피며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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