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간첩 99명 체포' 이제와 아니라는 尹측

윤갑근 변호사 "보도내용 비상계엄과 연결 안 했다"
2차기일 땐 스카이데일리 인용... "선거에 중국 개입, 국가 비상상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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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맨앞)가 20일 10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헌법재판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성동 기자

‘선거관리위원회 중국인 간첩 99명’ 보도의 출처가 극우 유튜버로 드러난 가운데 이 보도를 인용해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피력한 윤석열 대통령 측이 주장을 거둬들였다. 선관위에서 중국인 간첩이 체포됐다는 보도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핵심이었다.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10차 변론기일을 마친 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기자들을 만나 스카이데일리의 간첩 99명 체포 보도에 대해 “그런 의혹이 있다고 인용한 것이지 그것이 사실이라거나 특별히 비상계엄과 연결해 변론하지 않았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는 1월16일 2차 변론기일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을 1시간 20분가량 설명하면서 스카이데일리 기사를 인용했다. 배 변호사는 “저희는 이 부정선거가 중국과 크게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국가 비상상황을 확신하셨다”고 주장했다.

1월17일자 스카이데일리 1면. 전날 온라인으로 보도한 '중국 간첩 99명 체포'를 머리기사로 올렸다.

같은 날 아침 스카이데일리는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인 간첩 99명 신병을 확보했다”며 이들이 한국 선거에 개입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를 두고 전시에 준하는 안보 위협 사태라며 비상계엄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보도에 나온 ‘미군 소식통’은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점거 시위를 벌인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극우 남성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이 17일 스카이데일리 기자와 통화 녹음을 공개했는데 물증 없이 그저 불러주는 대로 기자가 보도하는 정황이 담겼다.

차기환 변호사도 중국의 선거 개입이 ‘하이브리드 전쟁’ 상황이라고 주장했지만 11일 “선거 개입 시도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가정을 전제로 하면 외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실이 아니라 가정이라고 선을 그으며 답을 피했다.

계엄군이 대규모 간첩단을 체포하는 작전을 윤 대통령도 모르게 벌이지 않았을 테지만 중국의 선거 개입 음모론은 지금도 꺼지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지금까지도 후속보도와 사설을 내놓으며 ‘진실이 곧 드러날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탄핵 심판은 25일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할 입장이냐는 질문에 윤갑근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다. 시작부터 끝까지 법치의 테두리 안에서 법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탄핵 결정에 불복할 뜻이 없다고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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