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옹호위 만드나"란 비판 열흘만에 선방위원 사퇴

'공언련 대표 출신'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 사퇴… "개인 이유"
나머지 선방위원 7일 위촉식… 국힘 추천 후임인사 10일 임명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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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대표를 지낸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오 전 본부장은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개인 이유로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방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통보했다. 1월22일 국민의힘 추천을 받아 임명된 지 12일 만이다. 오 전 본부장은 방심위 사무처에 사퇴하는 이유를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2023년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방송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 출석한 오정환 당시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뉴시스

위원 임명 이틀 뒤인 24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오 전 본부장이 보수 매체 미디어X 등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을 일으킨 이들을 선처해 달라는 등 내란을 옹호하는 칼럼을 써왔다며 규탄했다. 오 전 본부장은 2016년 MBC 기자들을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로 배치해 노조 탄압 비판도 받았다.

민언련은 이번 선방위원 9명 중 3명이 공언련 출신 인사들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오 전 본부장은 공언련 대표를 지냈고 권상희 성균관대 교수는 공언련 임원인 언론정책개발센터장, 김정수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공동대표는 공언련 발기인 출신이다.

선방위는 사퇴한 오 전 본부장 없이 7일 위촉식을 열었다. 위촉식에 참석한 권 교수는 비판 제기에 반론을 구하는 기자협회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공언련에는 발기인에만 참여했을 뿐 이후에는 회의에 나가거나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왼쪽 세 번째 권상희 성균관대 교수, 네 번째 김정수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대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 대표는 정치 성향에 대한 비판에는 “이미 임명된 이상 양심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관의 성향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예단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반론했다. 또 “범사련이 중도 보수를 표방하지만 다른 위원들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심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사련은 지난해 12월12일 윤 대통령의 담화를 두고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적 혼란과 부정한 선거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중요한 선언”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뉴라이트 단체 자유교육연합의 현직 대표이기도 하다.

선방위는 위촉식 이후 첫 회의를 열려 했지만 위원 9명을 모두 구성한 뒤로 연기했다. 국민의힘은 오 전 본부장을 대신할 인사를 새로 추천한다. 방심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임명 동의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후임 인사가 누구인지는 임명 전까지 비밀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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