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언론노조에 장악됐다"는 인물, 재보선 선방위원에

방심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방위 구성
공언련 대신 보수단체 범사련 추천권 행사
오정환 전 MBC 3노조 위원장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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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를 구성했다. 이해충돌을 일으킨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대신 다른 보수 시민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위원 추천권을 행사했다. 기자들을 업무와 무관한 스케이트장으로 발령 낸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도 국민의힘 추천으로 위촉됐다.

방심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방위원 9명을 확정했다.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5월2일까지 90일 동안이다. 임시 조직인 선방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방심위가 설치하며 선거 기간 방송보도 등을 심의하고 제재한다. 4월2일 예정된 재·보궐선거에는 10개 선거구에서 광역·기초의원 선거가 이뤄진다.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 명단. 선방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1명씩 위원을 추천한다.

방심위는 이번에는 공언련에 위원 추천권을 주지 않았다. 공언련은 지난해 총선과 하반기 재·보궐선거 선방위에 자기 단체 대표 출신을 추천해 놓고 심의 안건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이해충돌을 일으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9월 공언련 대표 출신으로 선방위에 참여한 최철호 전 위원을 조사해 과태료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기도 했다.

방심위는 시민단체 추천 몫으로 역시 보수 성향인 범사련에 추천권을 줬다. 범사련은 보수를 중심으로 300여개 단체가 참여한 연합단체다. 추천된 위원은 이 단체 현직 대표인 김정수 씨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13일 전체회의에서 “공언련은 지난번에 물의를 일으켜서 이번엔 명망 있고 중립적인 시민단체를 찾겠다”고 말했지만 역시 보수 단체에 추천권을 준 것이다.

2023년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방송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 출석한 오정환 당시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KBS PD 출신인 최철호 공정언론국민연대 공동대표(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을 추천했다. 오 전 본부장은 2016년 기자들을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로 배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에서는 2016년 오 전 본부장과 노조의 단체교섭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오 전 본부장은 노조가 부당 발령에 항의하자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따라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본부장은 공언련 핵심 관여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위원장을 지낸 MBC노동조합(3노조)은 공언련 참여 단체이며, 오 전 본부장은 공언련 주최 세미나 등에서 주축으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동아일보는 당시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오 전 본부장이 차기 MBC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교체해 경영진을 재편하고 사장도 바꾸려 했지만 법원에서 권태선 이사장 등의 해임 처분을 취소 판결하면서 실패한 상태다.

오 전 본부장은 MBC가 언론노조에 장악돼 특정 정당에 유리한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며 강한 반감을 숨김 없이 여러 차례 드러낸 인물이다. 법정 제재를 남발해 비판받은 지난해 총선 선방위에선 MBC 부사장 출신인 권재홍 위원이 MBC에 다수의 중징계 의결을 주도하기도 했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김기성 전 TV조선 뉴스센터장도 이번 선방위에 참여한다. 보수 성향인 방송기자클럽이 추천했다. 이번 선방위는 다음 달 2일 위촉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방위는 새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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