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 왜 내란이냐"는 尹을 위한 팩트체크

구치소서 '설 메시지' 내놓은 윤 대통령
JTBC, 발언 하나하나 따져가며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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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기소된 후 첫 ‘옥중 메시지’를 내놨다. 12·3 계엄 당시 유혈 사태나 인명사고도 없었고, 정치인을 체포하거나 끌어낸 적도 없다며 “이게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관저에 남은 김건희 여사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윤 대통령은 설날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동현 변호사 등 변호인들을 접견했다. 석 변호사는 이날 접견에서 대통령이 한 말을 정리해 페이스북 등에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일”이고 “처음부터 계엄상태를 오래 유지한다는 생각은 전혀 가진 적도 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계엄을 유지하려고 하면 계엄상태에서 행정·사법을 어떻게 운영한다는 폴리티컬 가브닝 플랜(political governing plan) 즉 정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프로그램을 전혀 준비한 적도 없고 실제 없었지 않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계엄이 왜 내란이냐,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석 변호사는 “설 명절을 차디찬 구치소에서 보내는” 것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저는 느꼈다”면서 윤 대통령이 나라의 앞날 특히 청년 등 미래 세대 걱정을 했다고도 전했다. 15일 체포된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김건희 여사의 건강 상태를 걱정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들은 28일 저녁 방송사 종합뉴스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단순히 발언 내용만 전달한 곳도 있었고, 조목조목 따져가며 비판적으로 다룬 곳도 있었다.

채널A는 이를 톱뉴스로 다뤘고, JTBC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채널A ‘뉴스A’는 “청년들 좌절할까”란 대통령의 걱정을 제목으로 대통령의 ‘설 메시지’ 위주로 전한 반면, JTBC ‘뉴스룸’은 <설 연휴에도 ‘옥중 여론전’>이란 제목의 톱뉴스에 이어 팩트체크 포함 3개의 리포트로 윤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JTBC 뉴스룸 1월28일 톱뉴스 화면.

JTBC는 먼저 “계엄선포를 내란이 아니라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 일’로 포장하려는 건데, 이미 여러 증언과 수사로 거짓인 게 드러난 주장들”이라며 “윤 대통령에게서 직접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던 내란 가담자들이 연휴가 끝난 뒤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나서는 상황을 대비한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의 건강과 청년층을 콕 집어 걱정했다는 것엔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호소한 발언”이라며 “서부지법 폭동 사태 등을 통해 2030 남성들이 새로운 지지기반으로 자리잡았단 해석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JTBC는 이어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팩트체크하기도 했다. 계엄을 계속 이어나갈 시스템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JTBC는 반박할 증거가 많다며 비상입법기구 설치를 명시한 이른바 ‘최상목 문건’을 예로 들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2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기획재정부 장관뿐 아니라 외교부 장관과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전한 지침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정치인을 끌어내려 한 적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홍장원 국정원 1차장,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등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증언한 사람은 한둘이 아니”라며 “윤 대통령 자신이 처벌받지 않으려고 지시를 받았다는 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4일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체포 지시를 받았던 사람들과 대면한다.

JTBC는 끝으로 계엄이 실패로 끝났어도 내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무력을 일으켰느냐가 중요하지, 성공이냐 실패냐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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