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들 "국회의원 전원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라"

14일 KBS 본관 앞 '윤석열 탄핵 촉구 범언론인 결의대회'
결의대회 후 국회대로로... '범국민 촛불대행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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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반드시 가결하라. 우리는 이번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국회의원들을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범언론인 결의대회'가 열렸다. /강아영 기자

칼바람이 부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 자리한 언론인들은 결의에 찬 어조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을 향해 “전원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라”며 “거리를 뒤덮은 국민의 분노는 의사당 안에서 헌법과 법률을 구현함으로써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등 14개 언론현업단체는 12일까지 ‘윤석열 탄핵 촉구 언론계 시국선언’ 연명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총 297개 언론사 및 언론단체에 속한 4164명의 현업 언론인이 시국선언 연명에 참여했다. 언론단체는 13일 경남도민일보와 옥천신문에 전면광고로 시국선언문을 실었고, 이날 발행된 기자협회보 호외와 경향신문 토요특별판, 한겨레신문 호외에도 선언문을 게재했다. 또 오후 3시부터 개최될 윤석열 탄핵 촉구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앞서 KBS 본관 앞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범언론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김봉철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국회와 시민에 총구를 겨눈 계엄군의 난입에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인은 군사독재 시절 언론 검열과 통제를 떠올리며 분노와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우리는 1971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의 3연임이 이뤄지고 계엄의 위기가 다가올 때 선배 언론인들이 발표한 언론자유수호선언, 1980년 전두환 일당의 내란에 맞서 광주참상의 진실보도를 요구하며 검열 및 제작거부로 항거했던 선배 언론인들의 투쟁, 그리고 1986년 전두환 군사정권의 보도지침을 폭로하며 지난한 싸움을 이어온 선배 언론인들의 결단과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긴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붕괴와 도약의 갈림길에서 우리 언론인은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언론의 역할과 주권자 국민이 요구하는 보도의 정확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하루에 몇 차례씩 쏟아지는 정치권 담화를 받아쓰기보다 국민의 입이 되어 질문과 비판의 날을 세울 것이다. 이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 문제이며 무엇이 내란을 지속시킬 음모인지 명확히 구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서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왼쪽부터), 김봉철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현업 언론인 4164명이 서명한 ‘윤석열 탄핵 촉구 언론계 시국선언’을 대표로 낭독했다. /한국기자협회

언론인들은 이날 시국선언에서 국회의 윤석열 탄핵안 가결 촉구 외에 언론계 곳곳의 윤석열 부역자를 발본색원해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복원해낼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전히 언론계 곳곳에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정치적 독립성을 비웃으며 내란 범죄자 윤석열의 부역자 역할로 국민의 세금을 축내고 있는 공범들이 남아 있다”며 “지난 2년 반 동안 자행된 정권의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은 내란 사전 정지 작업이었던 것이다. 반드시 발본색원하고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복원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언론사의 경영진과 간부들은 보도, 편집, 편성, 제작 자율성을 해칠 어떤 지시나 행위도 삼가라”며 “쏟아지는 속보의 홍수 속에서 기사 조회 수에 골몰하거나 혼란을 틈타 정치적 셈법에 빠져 내린 어떤 지시도 우리는 거부할 것이다. 정치적 독립성과 정확성은 지금의 시기에 언론이 지켜야 할 엄중한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가장 어두운 밤을 가장 밝은 빛으로 함께 하자"

이날 결의대회서 현업언론단체장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탄핵소추를 거부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사진은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한국기자협회

언론인들은 이날 결의대회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탄핵소추를 거부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하기도 했다. 김세원 한국PD연합회장은 “윤석열, 김건희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시키고 방심위를 통해 MBC, CBS, YTN 등을 괴롭혔다”며 “우리는 이미 몇 년 전 윤석열을 손절했지만 지금은 온 국민이 윤석열을 손절하고 있다. 윤석열은 지금 나열한 극히 일부의 잘못만으로도 즉시 구속되고 무기징역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도 “검찰총장 출신 피의자 윤석열이 곧 탄핵된다”며 “이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는 국민의힘 초·재선, 소위 중부지방을 지역구로 둔 의원 몇 분에게 간곡히 요청한다. 정신 차리라. 윤석열이 만든 쪽배에 승선한 중진과 친위 무리에서 탈출하라”고 촉구했다.

언론인들은 결의대회가 끝난 후 국회대로로 행진해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했다. /강아영 기자

이날 결의대회는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언론인들은 로제의 ‘아파트’와 윤수일의 ‘아파트’를 편곡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신명나게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결의대회가 끝난 후엔 국회대로로 행진해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여했다.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우리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 투쟁이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새 장을 여는 역사적 전환점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지난 촛불 혁명이 우리 역사를 바꿨듯 이제는 한 단계 더 진화한 국민적 참여와 연대로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 가장 어두운 밤을 가장 밝은 빛으로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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