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배려’ 두 바퀴로 세상을 전진하다
“우리가 2등이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지난달 30일 대구에서 열린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선수도 코치도 어리둥절했다. 예상치 못한 은메달, 쾌거였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머니투데이의 자전거 뉴스 ‘머니바이크’ 이고운 기자다. 경기도 대표로 나선 이 기자는 이날 여자 트랙 추발 3km 경기에서 같은 팀인 시각장애인 심재경 선수와 함께 2위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두 선수가 연습에 매진한 종목은 2인용 자전거인 ‘탠덤사이클’이다.
“붓을 꺾지 않았던 사관, 우리들 기자와 같죠”
“과거 역사를 서술하며 미래에 희망을 걸어본다(述往事 思來者).”사마천은 거세를 당한 후 ‘사기’에 매달렸다. 치욕에 자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 대신 ‘사기’라는 역사서를 기술하며 미래를 대비했다.지난 2년간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를 연재한 이기환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교감”이라고 말했다. 과거는 지나간 일에 그치지 않으며 현재와 미래를 투영하기 때문에 ‘교훈’으
“김종국 사장, 서울-지역 네트워크 해체 기도”
“우리가 망해가는 회사의 종사원입니까.”지난달 26일, 잇단 상여 체불과 관련해 김종국 MBC 사장을 규탄하기 위해 여의도 MBC 본사 앞에 모여든 150여명의 지역MBC 조합원들을 향해 김한광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수석 부위원장은 이렇게 물었다. “지역 계열사가 MBC 경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김종국 사장의 발언에 대한 노여움 섞인 반문이었다. 김 부위원장은 “반세기 동안 지역 일선에서 당당한 언론인으로 소임을 다해온 우리를 부실기업의 부끄러운 근로자로 낙인을 찍고 있다&
“전두환은 한국 민주주의의 ‘반면교사’”
“전두환은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지난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연희동 자택을 포함해 추징금 1672억원을 모두 납부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1997년 대법원의 추징금 확정 판결 이후 16년만이다. 전 전 대통령을 꾸준히 추적해온 한겨레 고나무 기자는 “기쁜 한편 허탈했다”고 말했다. 2분이라는 짧은 한순간을 위해 16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돌아왔는지에 대한 상념이었다.지난 6월 ‘아직 살아
“진실 알았던 유일 인물…언론 숙제로 남아”
지난해 한겨레가 보도한 ‘MBC -정수장학회 비밀회동’의 핵심인물인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지난 18일 별세했다. 지난 200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대선 당시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MBC와 부산일보 지분 매각 등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불렀다. 이를 보도했던 한겨레 최성진 기자는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인간적으로 취재원-기자로서 함께한 오랜 기간을 돌아보며 애도하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는…
“양극화된 이념 아닌 국민의 상식이 뉴스 기준”
요즘 지상파 방송 앵커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김성준 SBS 앵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가 지난 3일 제40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앵커상을 받은 것은 작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클로징코멘트’는 네티즌 사이에서도 항상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물론 찬반이 엇갈린다. 하지만 다른 지상파 앵커들은 움츠러들어 있다. 그의 ‘촌철살인’이 두드러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온갖 정보가 공중에 부유하는 요즘 아닙니까? 방송뉴스가 속보나 단순 정보만 제공해서는 부족함
“대한제국 공사관 환수는 주권회복의 완성”
워싱턴 DC 중심인 백악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요지. 대한제국의 공사관 앞에 선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는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한 세기가 넘은 빛바랜 사진을 꺼냈다. 사진 오른쪽 위에는 ‘大朝鮮 駐箚 美國 華盛頓 公使館(대조선 주차 미국 화성돈 공사관)’이라고 써있었다. 화성돈은 워싱턴의 한자어. 일제치하, 해방, 6·25, 산업화와 민주화, 우리 역사의 격동 속에 잊힌 건물은 사진의 모습 그대로였다. “틀림없다. 130년이 된 빅토리아풍 건물이 온전하게 살아 있었다. 당시의 감
“국정원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철저한 진상규명을”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수백, 수만 개의 촛불이 광장을 밝히고 있다.지난 1월 기사 하나가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오늘의 유머’ 인터넷 게시판에 국정원 여직원이 쓴 정치적 글이 다수 발견됐다는 한겨레 정환봉 기자의 단독 보도였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불거진 국정원의 정치 개입 문제를 세상에 다시 끄집어낸 첫 신호탄이었다.지난 26일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서 만난 정환봉 기자는 ‘국정원 특종 기자’라는 수식에 “부담스럽다”고 손을 저었다. 지난 7개월을 돌아보며…
“극단적 편가르기, ‘중립지대’에서 해답 찾았다”
관록의 토론 진행자, 5년만에 지상파 복귀찬반 나뉘어 싸우는 토론프로 “이제 그만”“건강한 중립이 갈등의 대한민국 치유한다”그도 일종의 ‘해직자’였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KBS 사장이 바뀌면서 불어 닥친 ‘진행자 물갈이’ 바람은 그를 피해가지 않았다. 5년 넘게 터줏대감처럼 지켜온 KBS ‘열린 토론’과 ‘심야토론’에서 물러나는 건 한 순간이었다. 한때 ‘주7일’ 방송
시와 소설, 영화와 뮤지컬 ‘종횡무진’…“글은 또다른 나”
에리히 프롬 같은 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새 보니 시인이 돼 있었고, 기자에서 다시 소설가가 됐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언제나 글을 쓰고 있다는 것뿐이다. KBS 기자이며 시인인 유성식 작가가 장편소설 ‘프라이데이 리그’를 출간했다. 1992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성난꽃’, ‘얼음의 여왕’ 등을 낸 유 기자의 첫 번째 소설이다. 이라크 전쟁 직후 혼돈의 땅에서 펼쳐지는 전쟁과 사랑, 축구 이야기를 한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