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방해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문재인 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을 수사한 사건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의 후임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이 사건들을 담당하던 검찰 간부들을 교체했습니다. 법무부는 인사와 수사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중 ‘상갓집 항의’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날 저는 평소 알던 대검 간부의 상갓집에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간부 중…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
지난해 ‘예방가능외상사망률’ 분석 발표회를 취재하러 갔습니다. 30%가 넘던 예방가능사망률이 19.9%까지 떨어졌습니다. 숫자는 우리나라 외상치료체계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표하는 교수들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0명 중 2명은 살 수 있었던 죽음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상환자 최후의 보루인 권역외상센터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국종 교수도 어렵게 만났습니다. 병원 내부의 욕설과 비아냥거림도 충격이었지만 더 한 건 ‘바이패스’였습니다. ‘외상센터에 병상이 없어 환자를 다른 병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의 상태입니다. 인류와 지구의 코드가 안 맞아 삐걱거렸는지 지구는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로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중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신생아와 노약자 등 특히 면역력이 약한 이들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산후조리원 내 로타바이러스 등 집단 감염 사고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감염된 신생아와 산모의 수가 5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감염자 대부분이 회복하지만 집단 감염은 매우 드물게 사망까지 이르는 등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전염병은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다.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대답은 한 가지, ‘분리수거’였다. 절망적이다.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기후환경교육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더이상 교육을 강화할 것도 없다고 했다.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의원에게는, 학업 부담만 커진다며, 큰소리도 쳤다고 한다. 문제는 학교 교육에 있다. 기후환경교육이 학교 교육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알기 위해, ‘2015 개정교육과정’과 최근 3년 치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분석했다. 제대로 가르칠 교육과정도, 평가체계도, 심지어 전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
“저게 떨어져서 직원이 맞을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수백kg짜리 소방서 전동셔터가 갑자기 추락해 소방관이 숨진 현장에서, 한 동료 소방관이 내게 말했다. 그의 머리 위로 ‘무심코 풀려버린 볼트 하나 우리의 생명 앗아간다’는 안전 문구가 보였다. 누군가 추락한 셔터에 붙어있던 스프링을 떼왔다. 녹슨 스프링은 한가운데가 끊어져 풀려 있었다.솟아난 의문을 풀고 싶었다. 왜 멀쩡히 출근한 소방관이 그렇게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소방은 왜 그의 죽음을 ‘쉬쉬’했을까. 그동안 셔터 시설은 어떻게 관리해오고 있었을까. 우리가 쏟아낸 질문에 경
2020 수돗물 대해부
우리 수돗물은 믿고 마실만 합니다. 저 역시 수돗물 취재 기간에 수돗물을 받아 냉장고에 하루 정도 두고 그 물을 마셨습니다. 지금은 먹는 샘물을 구입하는 대신 보리차를 끓여 마십니다. 2020 수돗물 대해부 시리즈를 취재하며 느낀 건 어떤 나라에 비해서 우리 수돗물 품질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그러나 어디까지나 ‘서울특별시’ 사람들의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수도사업자는 총 162개입니다. 많게는 인구 규모 1000배 차이 나는 크고 작은 162개 지방자치단체가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지역의 상수원 상태나 정수…
한경 라임펀드 보도, 검찰·금감원 조사 이끌어… kbc, 해상 관제시스템 납품 허점 고발
한국기자협회 제3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40편이 출품됐다. 연말로 갈수록 취재보도보다 기획취재 쪽에 출품이 되는 경향이 있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 출품작이 불과 두 편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2020년에는 현장 취재기자들의 열정과 투혼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길고 치열하며 진지한 논의 끝에 수상작으로 한국경제신문의 라임펀드, 美 폰지 사기에 돈 다 날렸다(경제보도 부문)와 kbc광주방송의 200억대 해경 VTS 사업 기준 미달 제품 선정 논란(지역 취재보도 부
라임펀드, 美 폰지사기에 돈 다 날렸다
사실 라임자산운용의 편법 운용 의혹을 처음 접한 건 재작년 4월이었다. 라임이 편법으로 한 코스닥 퇴출기업에 대한 전환사채(CB)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취재에 나서자 라임 경영진의 답변은 짧고 단호했다. 그런 시장의 뜬소문에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라임은 한국형 헤지펀드를 주도하던 신생 운용사였다. 추락하는 공모 펀드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겉으로 보이는 수익률도 양호했고, 펀드 수탁고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헤지펀드 1위로 떠오른 라임의 성장 스토리를 앞다퉈 보도하
해경 VTS 사업 기준미달 제품선정 논란
“대형 해양사고는 엄청난 인명, 재산, 환경 피해를 발생합니다.” 해경 VTS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장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VTS의 관제 소홀로 초기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고, 해경은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VTS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취재한 VTS 사업은 다름 아닌 진도와 완도, 목포와 군산 지역의 사업이었습니다.“세금 낭비나 비리는 그렇다 쳐도 사람 목숨이 달린 거잖아요.” 제보자가 해경 VTS 사업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200억원 규모의 국가사업이 기준 미달 제품 선정과 입찰 비리 논
경향 ‘김용균이 있었다’ 파격 편집·인터랙티브 호평… 충청타임즈, 천안시장 비리 집요하게 취재
35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전국에서 66건 작품이 응모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취재보도 부문에는 세계일보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수뢰 의혹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제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끈질기게 보완 취재를 이어간 기자의 집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고등군사법원이라는 매우 특수한 분야, 일반 기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취재하면서 결국 사법처리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군사법 체계 최고 수장이 파면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는 의미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사실확인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