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SSG 2군 '야구배트 폭행' 파문
여기 2군 경기인데, SSG 선수들이 많이 안 왔네요. 시작은 주말에 걸려 온 제보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KBO 홈페이지 내 퓨처스리그에 들어가 특이점을 확인했습니다. 7월8일 SSG 내야수 이거연 선수와 김건웅 선수, 7월9일엔 최상민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3명 모두 2군 주력 선수들이었습니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지난 2010년부터 SSG 야구단을 취재했습니다. 그래서 진실에 다가가기는 다소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2군 선수단 내 집단 가혹 행위가 있었고, A 선수는 후배를 배트로 폭행했다. SSG
MBC '두 초임교사의 죽음' 보도, 교권 침해 이슈화에 큰 기여
제39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9편이 출품됐다. 이중 6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가장 응모작이 많았던 부문은 취재보도 1부문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 보도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중 선정된 MBC 두 초임교사의 죽음 보도는 2년 전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간격으로 사망한 두 초임교사 사건을 깊이있게 파고들며 입증이 쉽지 않은 교사들의 업무성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문제를 드러내고 교권 침해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MBC 윤 대통령 해병대 수사 개입 의혹 기사 역
[이달의 기자상] 두 초임교사의 죽음
교권 : (명사)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 교권이 추락했다고들 합니다. 추락할 만큼 높은 곳에 있었는지 묻기에 앞서, 그런 권위와 권력이 존재는 했었을까요?타인의 삶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죽음을 되짚어가는 건 더 어렵습니다. 꿈꿔왔던 교단에서 죽음을 결심했을 두 초임교사의 고통을,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기자의 일은 동시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겁니다. 단순 추락사로 묻혀있던 두 선생님의 죽음을 드러내고 기록했습니다.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팩트만을 담담하게 기록하려 했습니다.동시대의 분노는 뜨거웠습니다. 일부
[이달의 기자상] 집단 마약 현장 경찰관 추락사
경찰관이 추락사했기에 이 사건은 뉴스가 될 수 있었다. KBS가 용산 아파트서 집단 마약 투약 의심경찰관 추락사 기사를 단독 보도한 이후 나온 반응 중 하나입니다.경찰의 내부 통제 실패를 규명하는 과정은 지난했습니다. 경찰은 동료 직원의 마약투약 정황이 드러날 수 있다는 생각에 취재 협조를 꺼렸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들과 입주민 대부분은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발로 뛰면서 퍼즐 조각을 모았고, 경찰관을 포함한 사건 일행이 주말마다 마약 파티를 벌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취재진
[이달의 기자상] 윤 대통령 '해병대 수사 개입 의혹'
우선 채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대통령 수사 개입 의혹을 방송한 지난 8월27일 스트레이트 엔딩곡은 박효신의 숨이었습니다. 채 상병이 가장 좋아했던 가수가 박효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전북 남원에서 만난 채 상병 어머니는 너무 소중한 아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젊은 해병의 어이없는 죽음에 대해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지시를 충실히 따랐던 수사단장이 항명 수괴로 몰렸습니다. 가장 이상한 건 이종섭 국방장관이었습니다. 자기 손으로 결재한 수사 보고서를 바로 다음 날 재검토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증거가…
[이달의 기자상] 한체대 체조부 계약금 강제송금
4년 전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 성폭행 사건 이후 인권위가 체육계 인권침해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였습니다. 당시 고질적인 체육계 문제로 △폐쇄성 △2차 피해 우려 △절대적인 지도자 영향력 등이 지적됐습니다. 4년 전에 드러난 문제는 적어도 한체대 체조부에선 세월이 무색할 만큼 판박이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지도자의 힘이 절대적이다, 보복당할까 두렵다 말했습니다. 우려하는 선수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10년이 넘도록 이뤄진 일인 만큼 피해자도 많았습니다. 주저하는 이들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지역을 돌며 수십 명을 취재
[이달의 기자상] 사랑은 비를 타고… 아직 살만한 세상
장마가 끝난 지 오랜데 끄느름하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다음 취재 일정까지 여유가 있어 점심은 고등어구이가 좋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보조석에는 카메라를 올려뒀다. 운수가 좋거나, 혹은 나쁘더라도 뭐 하나 건질지 모른다는 기대감이었다.생선구이집에 가는 길, 바깥을 바라보다 급히 창을 내렸다. 등이 굽은 노인은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리어카를 끌었다. 그때 옆에 있던 여성이 우산을 내밀고 빗물을 가렸다. 기울어진 우산. 각도는 13도 남짓. 어깨는 다 젖었다. 영화에 나왔으면 진부하고 뻔했을 장면인데, 현실 속에서 마주치니 그
[이달의 기자상] CJ 등 계열사 TRS 부당지원 '손 놓은 공정위'
IMF를 불러온 무분별한 채무보증. 대기업 줄도산으로 국가 경제가 휘청이자 정부는 법으로 채무보증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대기업들은 채무보증과 같은 효과를 불러오는 꼼수 금융상품을 찾았습니다. 바로 TRS입니다. 모회사가 직접 채무보증을 하지 않고 중간에 증권사 등을 끼워 넣어 표면적으로 합법적인 상품입니다. 하지만 부실 계열사를 위한 부당지원 용도로 쓰이면 결과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가 됩니다.우선 부당지원이 자명해 보이는 CJ 그룹을 첫 취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완전자본잠식으로 도산해야 할 CJ 푸드빌이 2015년 500억의
[이달의 기자상] 사라진 마을: 오버투어리즘의 습격
작은 제보에서 시작한 취재였다. 북촌 한옥마을 한 주민은 지난 7월 초 기자를 만나 올봄부터 마을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어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워졌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1년 이 마을의 고즈넉함에 반해 이사를 왔는데 전혀 다른 동네가 됐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베니스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해외 유명 관광지만 겪는 줄 알았던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탓에 주민의 삶이 침범당하는 현상)이 우리 이웃의 마을까지 덮친 것이다.취재 지역을 넓히기로 했다. 박준석송주용 기자와 함께 북촌뿐 아니라 부산 흰여울문화마을과
[이달의 기자상] 거짓이 부른 '반쪽 잼버리'
잼버리 취재해 봐요. 지난 4월 잼버리의 잼자도 모르는 제가 취재에 뛰어든 계기는 데스크의 지시 때문이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선배들이 야마구치 잼버리 사례를 통해 배수와 폭염 문제, 무리한 모집 과정을 지적해왔습니다. 이미 문제를 다 짚었는데 더 남아 있을까? 대회 전, 야영장 침수 문제가 터지자 대책을 세우겠다며 현장을 찾은 고위 관계자들. 잼버리 성공 위해 방문한 고위 관계자로 기사 방향을 잡고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다 함께 잼버리 삼행시를 외치고 기념 촬영으로 대책 마련은 끝났습니다. 모든 신뢰가 무너졌습니다.당시 야영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