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언론사 목에 디지털을 달 것인가
유튜브에서 놀면 뭐하니 클립을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찾아봤더니 MBC에서 만들었더라고요. 그때 MBC를 처음 알았어요.한 대학에서 실습을 나오기로 한 미디어학과 학생의 자기소개서엔 변화된 미디어 환경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끊임없이 콘텐츠는 소비하지만 그게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다양한 플랫폼과 수천, 수만개의 채널과 함께 자란 세대에게는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텔레비전을 보던 시절 MBC 뉴스 틀어라하면 알아서 11번을 누르던 시절에 자란 세대로서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따라가
기상전문기자가 대파밭에는 왜?
지난 설 연휴에 야채가게를 찾았을 때만 해도 명절 효과인 줄 알았다. 대파 한 단이 6000원이 넘었다. 한 뿌리만 팔 수 없냐고 너스레를 떨다가 결국 쪽파를 들고 왔다. 대파 대신 쪽파라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명절이 지나고 3월 들어서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대형 마트에 가도 8000원이 넘는 가격표에 선뜻 장바구니에 넣을 수가 없었다. 1년 전만 해도 대파 가격이 폭락하면서 산지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는 모습을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났다. 지금의 대파 대란이 기후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지난해를 돌이켜보면 관
사유리의 '워킹맘 다이어리'
방송인 사유리씨와 그의 아들 젠의 예능 출연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일 때 한 캐나다 드라마가 떠올랐다.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 워킹맘 다이어리(workin moms)다. 심심한 제목에 한 번 놀라고, 장르가 다큐멘터리인줄 알았는데 시트콤이라니 한 번 더 놀랐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2017년 시즌1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다섯 번째 시즌까지 제작이 확정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고된 육아로 사리분별이 어렵던 시절 홀린 듯 넷플릭스를 클릭해 정주행을 시작해보려던 참이었다. 첫 화를 보니 역시나 제목 그대로 캐나
"쿠팡이 코멘트를 거부했다"
쿠팡은 바쁜 한국인들에게 구세주였다. 워킹맘과 워킹 대디들은 아이 학용품이나 장보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전전긍긍하지 않게 됐고, 자취인들도 시간을 쪼개 물건을 사다 날라야 하는 노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줬다. 당일 배송이라는 전에 없던 서비스 덕택이다. 김범석 의장이 꿈꿨다는 고객들의 반응,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감탄이 실제로 나왔다.쿠팡의 유통 혁명은 기존 업체들에 자극이 됐다. 변화에 굼떴던 유통 공룡들은 얼마나 가나 보자했던 루키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자 필사적인 몸부림을 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마울 따름이다.쿠팡은 유
LH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
LH 직원들의 부동산 부정 매입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사 상황은 거의 매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경찰의 국가수사본부 역시 수사 과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3월10일 국가수사본부는 기자들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3. 9.) LH직원의 자택 압수수색시 토지개발 관련 지도를 압수하였고, 자료의 출처 및 투기 관련성은 수사중임. 이에 앞서 LH 본사 압수수색이 이뤄지기기도 전에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심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수십 곳의 언론사가 보도한 적도 있다.수사 상
북한은 지금 '하이브리드 체제'로 전환 중
작년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북한경제의 시장화(marketization)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북한경제가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북한, 마지막 전환 경제?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시장이 발달하면서 신흥 상인계층인 돈주가 역할을 확장하고 있고, 유통뿐만 아니라 대규모 건설 사업에도 자금을 대고 있다고 평가했다.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돈주에게 주택 입사증을 맡기고 일종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례가 나타났고, 삼지연 개발과 여명거리 건설 같은 국가적
주식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
로또는 1에서 45까지의 숫자 중에 6개만 맞추면 된다. 운만 좋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우리가 로또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계산해보면? 6/455/444/433/422/411/40=1/8145060이다.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수학을 아는 사람들은 그래서 로또를 잘 사지 않는다. 로또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떼 가는 세금 같은 거다.주식도 잘하면 돈을 벌 것 같다. 실제 우리 동학개미들은 지난해 오랜만에 수익을 냈다. 동학개미들의 승전보는 계속될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본 시장을 알고 덤
"나중에", 그 후 4년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2017년 2월16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성 정책을 발표하던 자리에 곽이경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항의 방문했다. 3일 전 문 후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찾아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곽 활동가는 이날 문 후보의 기조연설 도중 차별금지법 반대하시는가요? 저는 여성이고 동성애자인데 제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습니까?라고 외쳤고, 문 후보는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를 드릴게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문…
언론사와 기자도 펜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뉴욕타임스가 팬데믹 속에서 날아올랐다. 지난 한해에만 디지털 구독자가 230만명 늘었다. 디지털과 지면을 포함한 전체 구독자는 750만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구독자 증가는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해 디지털 구독 매출은 전년 대비 30% 오른 5억9830만 달러로 집계됐다.뉴욕타임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언론사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자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는 상징성도 가진다. 뉴욕타임스는 광고 기반 뉴스 미디어에서 디지털 구독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마케팅
도쿄 올림픽에 콘돔 15만개를 뿌린다고?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린다고 해도 양상은 예전과 많이 다를 것이다. 메달에 감격해 동료를 얼싸안는 선수, 선수 바로 옆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 환호성을 내지르는 관중 등은 도쿄에서 보기 어렵다.이달 초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35쪽 분량의 ‘프레스 플레이북(Press Playbook)’을 공개했다. 도쿄 올림픽 취재진들이 대회 기간 내내 준수해야하는 규범 안내서다. 내용을 읽어나갈수록 코로나 시대에 올림픽을 치른다는 것이 얼마나 난망한 일인지 실감이 됐다. 악수 금지, 포옹 금지, 대중교통 이용 금지, 마스크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