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댐 건설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 법 개정 움직임까지 이끌어낸 보도로 지역언론의 역할을 다한 사례이다. 언론을 중심으로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이 연결돼 지역언론의 존재의 이유를 증명한 경우이기도 하다.소양강댐이 들어선 지 50년이 됐지만 피해는 여전하다. 당시 2만명에 가까운 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 양구와 인제는 하루아침에 육지 속 섬이 됐다. 그리고 반세기가 지났다. 댐은 지역사회를 지우고 지역을 나누고 물과 관련한 새로운 갈등을 초래했다. 소양강댐 준공 50주
[이달의 기자상]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올해 초, 동료와 이야기하다 요즘 2030대 여성이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를 찾아다닌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병원 가서 맞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물정 모르는 대답부터 나왔죠. 사실 병원 갈 일이 없다 보니 비급여 진료비 제도를 몰랐던 겁니다. 가다실9 가격이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이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병원을 찾아다니기 위해 블로그 정보를 검색하고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비급여 진료비를 이미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의사 관련 단체 항의로 가격 비교가 어렵게
[이달의 기자상] 디스패치 '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등 6편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최영재 한림대 교수)는 23일 제398회(2023년 10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 등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과 함께 선정하는 2023년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에는 MBN의 벼랑 끝 자살대책 / 자살대책, 뭐든지 해야 한다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 취재보도2부문△ 디스패치
경향 '김행 장관 후보자' 보도, 자질·도덕성 검증으로 인사청문회에 큰 영향
제3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10편이 응모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복수의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 그리고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검증 보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모두 수상 자격이 있었지만, 심사 결과 경향신문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단 이견이 없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일련의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의 실체 추적에서 시작해, 창업한 회사의 주식 파킹 의혹, 위키트리의 선정
[이달의 기자상]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검증
남편이 주식을 누나한테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주식 파킹 의혹에 대한 첫 보도를 하는 계기가 되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이었습니다. 직무관련성이 있어 팔아야 하는 주식을 배우자의 가족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취재할 때는 단순히 김 후보자의 장황한 해명에 운 좋게 취재 단서를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시작한 끈질긴 취재가 없었다면 포착하지 못했을 실마리라고 생각합니다.김 후보자가 검증을 가짜뉴스라고 매도할 때마다 검증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인선이 곧 권력이
[이달의 기자상] LH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감리 시스템이 정상 작동되어 조기에 문제를 발견했고, 안정성이 검증된 보강공사를 시행 중에 있음. 이번 사안에 대해 LH가 내놨던 입장입니다. 취재 내내 LH를 비롯한 설계업체, 감리업체 등 여러 건설현장 사람들을 만났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현장에서 비일비재한데, 물정 모른다는 식의 얘기도 들었습니다.건설현장에 퍼진 이 같은 안전불감증이 계속 취재를 뚫어나갈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번 사안은 결코, 단순히 철근이 얼마만큼 빠진 부실시공의 문제가 아닙니다. 언젠가 그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할 이들에게 생존의…
[이달의 기자상]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진 그 날도 휴대폰에서는 실종 경보 문자가 울렸습니다. 도심을 정처 없이 헤매고 계실 꽃무늬 바지 차림의 91세 할머니가 걱정됐습니다. 매일 40명의 치매 노인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중 매년 100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고령화 시대, 내년이면 치매 인구 100만명. 치매 실종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무관심했습니다.장기 실종된 치매 어르신 가족들 사연을 듣기 위해 전국을 누볐습니다. 경찰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우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치매 노인
[이달의 기자상] 외평기금 20조 끌어다 '세수 펑크' 메운다
연합인포맥스가 올해도 경제 보도 부문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올해 화두 가운데 하나인 세수 결손을 어떠한 방식으로 메울지에 대해 정밀하게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소위 외환 방파제로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서 20조원을 끌어다 쓰고, 21년 만에 원화 외평채 발행을 재개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외평기금에서 20조원가량을 충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사실 수상작은 연합인포맥스의 핵심 역량인 외환채권의 전문성이 잘 발현된 기사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그만큼 채권외환시장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었기에 특이한 조짐을
[이달의 기자상] 임원만을 위한 노인회
난방비가 부족해요. 한마디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경로당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노인회비로 들어가 단체 운영비로, 노인회장의 활동비로 쓰이고 있었습니다.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고 전국적으로 다 하고 있는 관행이라는 노인회장의 말에 문득 분노했습니다. 보조금의 성격상 그렇게 쓰여도 큰 문제는 아니라는 공무원의 말에 잠시 말을 아낀 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누구도 문제인 줄 몰라 관행화된 겁니다. 그사이 경로당 노인들만 영문도 모른 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경로당은 먹을 걸 주고 따뜻함과 시원함을 보장하는 단순한 공간은 아닙니다. 제가 어릴
[이달의 기자상] 8000 원혼 우키시마호의 비극
조금만 더 일찍 오시지. 그이가 참 좋아했을 텐데. 올 5월 광주를 찾았을 때 한귀분(86)씨는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듯했습니다. 그이는 우키시마호 생존자 고 장영도(90)씨. 안타깝게도 취재진이 방문하기 넉 달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평생을 어머니, 누이의 유해를 찾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 했지만, 결국 간절한 바람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서둘렀다면, 더 편안하게 눈을 감지 않으셨을까.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들었습니다.우키시마호 역사는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강제징용에 끌려간 수많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