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국정홍보처장"국민의 눈높이 맞추는 홍보 역점"
'홍보스타' 키우고 조직 아이큐 극대화 최선
홍석현 주미대사와 내정과정 논의한 적 없어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 | 입력
2005.04.13 10: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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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호 국정홍보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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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따로 떨어져 있다, 본대에 들어온 기분이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국민을 위한 홍보정책을 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정부종합청사 국정홍보처장 접견실에서 1시간 40분간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김 처장은 조선, 중앙일보 등 중앙 신문사를 취임인사차 순방하며, 많은 의견을 들었다며 국정홍보처장의 소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 1개월 사이 ‘기자, 교수, 공무원의 신분변화’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기자시절 할 말을 하고 지냈다는 김 처장은 “직원들을 홍보전문가로 만들고, 정부부처의 최고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조직 아이큐’를 높이겠다”고 자신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중앙일보를 그만두고 명지대 교수로 간지 불과 1개월만에 국정홍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 고사를 했다고 들었는데 수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감사합니다. 사실 한 달 만에 직업을 두 번 옮기게 돼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었습니다. 힘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고사를 한 것은 아니고, 상황전개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이지요. 임명권자가 제가 갖고 있는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갖지 못한 것을 평가해주었다고 봅니다. 즉 제가 지식사회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기획업무, 지식사회와 의견을 신문지면에 담아왔다는 것이지요.
국정홍보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니 만큼, 저의 이러한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처장은 중앙일보 재직당시 바른말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실제로 홍석현 前회장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만일 사안이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과도 독대를 요청하실 생각인지요.
신문사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아래위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행정부나 정부조직은 시스템이 신문사와 같을 수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지요. 의사의 전달과 피드백이 되는 과정이 제대로 돼있습니다. 정부시스템에서는 이런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홍석현 前회장에게는 할 말이 있으면 보고서를 통해 했을 뿐입니다.
국정홍보처장 내정과정에서 홍석현 주미대사와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데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다만 대학 교수 등 몇몇 어르신들과 의논은 했습니다.
국정홍보처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있는지요.
국정홍보처는 정부 부처의 지원부서입니다. 각 부처를 지원해주고 감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요.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문제는 갖춰져 있는 시스템에 어떤 콘텐츠를 채우느냐는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이뤄놓은 성과를 좋은 콘텐츠로 바꿔 공무원과 국민에 전달할 것이냐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홍보는 사후적 대응이었고, 이는 매체에 있다는 것을 가정한 것입니다. 이제 매체보다 콘텐츠를 생산한 사람이 여론의 아젠다셋팅(의제설정)을 주도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뉴미디어에 순응적인 홍보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은 물론 DMB, 와이브로, IP-TV 등을 활용한 적극적 홍보를 펼 예정입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홍보는 실효가 없습니다. 국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여정부는 올해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면서 ‘정책이 홍보다’는 노무현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홍보실을 정책홍보실로 바꾸는 등 기구개편과 홍보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국정홍보처의 로드맵이 궁금합니다.
미디어환경이 이미 변했습니다. 정책과 홍보가 과거에는 분리돼 있었지요. 그 시절에는 소수가 정보를 과점해서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정보유통에 대한 과점이 깨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홍보를 해야 합니다. 정책입안을 하는 쪽에서 알리기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철저하게 수요자의 입장과 요구에서 정책이 입안돼야 합니다.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국민을 참여시켜야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점을 염두에 둔 홍보전략을 세워나갈 것입니다.
또한 각 부처와 유기적 협력을 통해 ‘협력홍보시스템’을 갖춰 나가겠습니다. 정책품질관리제도, 정책홍보 평가 등 실천을 위한 방안도 준비돼 있습니다.
정부의 부산하 정책홍보실이 최고책임자가 1급이 되면서 국정홍보처의 위상이 격상돼야 한다는 말이 많은데요.
‘차관급기구로 한계가 있지 않느냐’하는 의문을 던지지만 내용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도 국정홍보처와 각 부처의 홍보협력만족도가 높습니다. 서비스가 만족스럽고 정책의 방향이나 내용적 헤게모니를 쥐고 있으면 됩니다. 우리가 홍보컨설팅을 해주고 있는 것도 위상과 별개라는 것이 입증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기구의 격상보다 홍보예산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입안과정부터 홍보를 생각하고,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국정홍보처는 언론재단에서 하고 있는 정부광고대행 업무를 가져와야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동의 하시는지요.
현안은 알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적절한 시점이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부처이기주의나 부처사이에 힘겨루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만큼 시급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국민의 행정서비스와 효율성 차원에서 제기된다면 효율성과 절차에 따라 논의될 수 있겠지요.
한국정책방송(KTV)을 통한 장관 생중계 브리핑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관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장관브리핑 정례화를 위해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요.
농담으로 말씀드리면 장차관님들께서 한국정책방송(KTV)을 통해 대통령님께 얼굴을 자주 들어내지 않으면 곤란할 것입니다. 현안이 많으면 월 2~3회씩 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물론 정례브리핑이 좀 더 활성화돼야 합니다. 국정홍보처는 그 실적을 취합해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있습니다. 연말 부처 정책평가 때 각 부처의 장관들의 브리핑횟수를 반영하게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지난 2년동안 개혁을 추진,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개혁주체들의 자체개혁은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정홍보처를 개혁하실 생각은 없는지요.
갈수록 홍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홍보인력에 비해 ‘국정홍보처의 질이 앞서가느냐, 어디에 내놓아도 누구보다 실무적으로 앞서갈 수 있느냐’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보다 우리조직이 어떤 비전을 갖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우리의 처 직원들을 스타로 만들고 싶습니다. 국정홍보의 전략적 전문가로 키우고 싶습니다. 기업에 가서 컨설팅해주고 한국정책방송을 통해 뉴스해설을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조직의 아이큐’를 높이는데도 주력할 생각입니다.
꼬인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언론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가실 생각인지요.
언론과 정부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참여시키자는 철학이 깔려있습니다. 대통령의 철학은 은밀한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가자는 것입니다.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면서 갈 것입니다. “대립이냐, 타협이냐”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류자체는 상당히 정치적 의미를 전제한 분석입니다. 오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응하고 언론과 정부관계를 실사구시관계로 이해하면 됩니다. 정치적 거래는 없을 겁니다.
건전한 긴장관계의 원칙을 변경하거나 정치적 거래가 가능한 것을 경계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