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부당 견지…정론 펼칠 것"
김진원 SBS 보도본부장 인터뷰
지난해 어려움 공공성 반영 기회 삼겠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 | 입력
2005.03.16 10: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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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원 SBS 보도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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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뉴스보수화’와 ‘뉴스상업화’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MBC와 SBS가 보도본부의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보도의 전반적인 기조를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특히 오는 4월말 지상파 방송사들의 대대적인 봄 개편 시기와 맞물려 타 방송사와의 뉴스보도 차별화를 통한 시청자 눈길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뉴미디어환경에 적응하고 총체적 언론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들 지상파 방송사들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는 지금, 새롭게 MBC와 SBS 보도본부의 수장으로 임명된 이들의 각오와 생각을 들어봤다.
SBS가 전체적으로 최근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보도본부장으로 부임했다. SBS를 둘러싼 내·외부의 언론환경을 고려할 때 보도본부장 부임 소감은?
작년에 SBS가 재허가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보도본부장으로 부임하면서 뉴스 보도가 외부로부터 어떠한 간섭이나 압력으로부터 철저하게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내용에 있어서도 정론을 펼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이한 얘기일지 모르나 작년에 동경 연수 중에 재허가 과정을 접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어찌됐건 구성원들도 마음 많이 상했고 아팠는데 SBS 기자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부임 후 첫 번째로 보도국 상황실 폐지와 프리 데스크제 폐지 등을 단행했다. 특히 SBS 건물에서 층별 보안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보도국 출입문을 개방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작년부터 금년 1월까지 동경 게이오대학에서 방문연수를 하고 왔다. 그래서 보도국 상황을 잘 몰랐다. 방송사라는 것이 말하자면 서비스 사업인데 더구나 보도국이 문을 닫고 칸막이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에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후배들도 그런 요구가 있었다고 해서 우선 보도국 사무실을 재배치하고 칸막이를 전부 없앴다. 상황실도 폐지하고 출입문도 열도록 했다. 보안문제가 있긴 하지만 1층에서부터 검색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보도국 내에서 철저히 비밀이 지켜져야할 일도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보도국이란 결국 정보를 얻어서 시청자에게 서비스 하는 것 아닌가.
SBS만의 뉴스가 있다면 무엇인가? 봄 개편 때 뉴스 제작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
뉴스면 뉴스지 SBS만의 뉴스라는 것은 그 말부터 컬러링이 되는 것이라 답변이 어렵다. 다만 작년부터 경제가 어려워 경제뉴스는 타사보다 신경 써서 하는 편이다.
우리 뉴스 제작의 원칙은 ‘불편부당’ 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뉴스로 만들어가자는 입장. 진실보도라는 실체적 진실과 여론의 괴리 속에서 우리는 실체적 진실에서 제작하고 있다. 우리는 30·40대를 타깃으로 뉴스를 제작한다.
아이템 선택부터 꼭 지켜진다고 얘기는 못하지만 설정을 하고 있고 여론과 실체적 진실사이에서 SBS는 실체적 진실을 추구한다. 봄 개편 때부터 뉴스 포맷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심층보도 부분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세부적인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만 일단 공감대는 형성됐다.
다양한 매체가 뉴스를 전달하는 시대다. 방송 뉴스가 추구해야 할 점이나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다양한 매체가 존재한다고 해서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일상의 사건이나 정치·사회 등 발생 사건을 방송 저널리즘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기본 원칙이다. 다만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는 과제다.
뉴스라는 것이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뉴스를 TV, 라디오, 인터넷 등에 효과적으로 재생산하는 문제가 중요한 화두다. 내부에서도 이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DMB의 경우도 뉴스를 어떻게 DMB 용으로 만들어낼 지 연구해야할 과제이며 이에 걸맞게 조직 개편도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의 언론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우리가 교과서에서 또는 현장에서 배운 뉴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신조처럼 여겼는데 요즘 한국의 언론 보도는 사실에 기초하겠지만 진실보도를 추구하는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독자나 시청자들도 객관적 사실 이상의 배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컬러가 존재하는 언론 보도에서 과연 정론이 무엇인지를 구분키는 어렵다. 기자를 하고자 하는 젊은이나 현장 기자들에게서 제1의 요소로서의 객관적 보도는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SBS 보도본부장으로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들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작년에 SBS가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그것을 계기로 삼아 공익성과 공공성 부문을 반영하는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이 뭔가 강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로부터 압력이나 간섭을 철저히 배제하고 독립성있는 뉴스를 제작하는 것이다. 불편부당한 보도 태도를 견지하면서 정론을 펼친다는 것이다. SBS 뉴스가 SBS의 이미지 개선 작업의 선두로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