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집권 여당이었던 공당의 원내대표가 기자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일이 벌어지면서 이를 규탄하는 언론단체들의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본질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 가해”이자 언론혐오에 기반한 “폭력”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약속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뉴스타파가 16일 공개한 영상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신에게 질문하며 다가서는 기자의 손목을 잡아끌고, 주위 보좌진 등에 “도망 못 가게 잡아”라거나 “출입금지를 시키라”고 지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라 지라시”는 모욕적 언사도 반복했다. 해당 기자의 손목엔 붉은 흔적이 남았다.

그런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히려 뉴스타파 기자의 행위가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자 강압적 접근”이었다고 주장하며 “무리한 취재 관행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뉴스타파가 16일 공개한 영상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뉴스타파 기자의 손을 잡아끄는 등 폭력을 행사한 모습이 담겼다. 피해 기자의 손목엔 붉은 흔적이 남았다.

이에 언론단체들은 “경악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한때 집권 여당이었던 주요 정당 원내대표가 이런 식으로 언론을 대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언론의 자유를 무시하고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즉각 공식 사과하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산하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에서 “질문을 던진 언론에 폭력으로 답하고, 시민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취재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정당이 무슨 자격으로 국민 앞에 책임을 운운할 수 있는가. 진실을 캐묻는 기자를 억압한 손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목을 죄는 손과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우발적 마찰이 아니라, 언론 혐오와 보도 탄압의 연장선”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언론자유를 침해한 데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5선 의원인 권 원내대표의 지역구 강릉을 포함한 강원지역의 언론인들도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언론노조 강원지역협의회는 성명에서 “권성동은 기자에 대한 폭력과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 국민과 언론, 강원도민 앞에 즉각 머리 숙여 사과하라. 또한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원내대표직과 지도부 자리에서 즉시 사퇴하라”고 요구하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강원도민, 언론인, 시민들과 함께 엄중한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권 원내대표가 뉴스타파와 해당 기자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연대는 특히 “권 원내대표의 언행은 여성 기자를 향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더욱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하며 “정치인의 혐오 기반 폭력은 극단 세력을 자극하는 파급효과를 낳아 여성 언론인의 안전을 더욱 크게 위협한다. 언론계는 이번 일을 남의 일로 여기거나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같은 날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을 듣지도 않고 자리를 뜬 사실도 함께 언급되며 비판을 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권성동과 홍준표로 대표되는 국민의힘의 언론 대응은 결국 언론을 통제하고 탄압했던 내란수괴 윤석열 정권의 행태와 맞닿아 있다”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법적책임은 물론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