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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와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12일 “SBS 구성원은 대주주의 경영 실패로 SBS의 미래와 가치가 저당 잡힌 작금의 사태에 분노와 우려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의원회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 자정까지 채권단 결의를 접수한 결과 96.1% 동의율로 워크아웃이 개시됐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4월11일까지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하고,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 및 부채 실사를 착수할 예정이다.

SBS본부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태영건설과 대주주는 이번 사태의 촉발부터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채권단과의 협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SBS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과 TY홀딩스 측에 △창업회장의 사회적 약속이자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조건인 SBS에 대한 소유 경영 분리 원칙 철저히 이행 △SBS 미래와 구성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할 경우 반드시 노동조합과 사전에 협의 등을 요구했다.

또 SBS본부 대의원회는 “이번 사태를 빌미로 한 대주주와 정권의 방송 개입 시도는 결단코 없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자기검열 강화와 정권·대주주 눈치 보기 등 보도기능의 위축을 경계하며, 권력에 대한 비판, 감시라는 언론 본령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의 요구가 지켜지지 않으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노동의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투쟁에 그 즉시 돌입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유동성 위기로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은 지난 9일 워크아웃 추가 자구안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단서를 달아 SBS 주식 담보 제공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윤세영 창업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 이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 확보해서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리겠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신청 당시 TY홀딩스 유종연 대표이사는 “TY홀딩스가 소유한 SBS 주식의 매각이나 담보제공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지만, 워크아웃 결정 진행 과정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에 SBS본부는 “최대주주의 경영부실이 공정성이 강조되는 지상파 SBS의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으로 이어진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고 특히 지난달 28일의 약속이 열흘 만에 번복된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언론노조 SBS미디어넷지부는 12일 워크아웃 개시 관련 성명을 내어 “소유와 경영분리의 원칙 대신 SBS미디어넷에게 적용된 것은 대주주가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담보물로서의 역할이었다”며 지난해 11월 TY홀딩스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SBS미디어넷의 주식 지분 70% 등을 담보로 760억원을 차입한 데 대해 지적했다.

이어 SBS미디어넷지부는 “지난 9일 태영건설은 2차 자구안을 내놓았다. 여기엔 TY홀딩스가 보유한 SBS미디어넷, DMC미디어 지분을 담보로 하는 리파이낸싱 또는 후순위 대출을 통해 기존 담보 대출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태영건설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우려하며 △SBS미디어넷의 구성원들에게 차입 조건, 자금 반환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 제공△담보 제공을 통해 SBS미디어넷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예상되는 불이익 설명 등을 TY홀딩스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