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수소문해 만났던 74세 할머니는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자식보다 은행을 더 믿었다”며 “싱싱한 과일 한 번을 못 사 먹고 모은 돈”이라며 우셨습니다.
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축소해 판매했던 은행원들도 사안이 공론화되고 금감원 조사가 시작되며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습니다. 익명게시판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월급 좀 덜 받더라도 이런 상품 안 팔고 싶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
DLF 사태도, 라임 등 펀드 사태도 겪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2019년 DLF 사태 당시 언론 매체를 장식했던 기사 제목은 지금 제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부디 이번엔 은행들이 확실하게 각성하길 바랍니다. 가입자들이 전 재산 싸 들고 증권사나 상호금융이 아니라 은행을 찾아간 것은 그곳이 바로 은행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유사한 잘못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불완전판매 사례를 명명백백 밝혀내고, 억울한 사람 없도록 분쟁을 조정해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가입자분들, 현장에서 함께했던 이우진 임채웅 촬영기자, 모든 과정을 이끌어준 김형오 경제부장에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