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한체대 체조부 계약금 강제송금

[제396회 이달의 기자사] 유수환 SBS 탐사보도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유수환 SBS 기자

4년 전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 성폭행 사건 이후 인권위가 체육계 인권침해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였습니다. 당시 고질적인 체육계 문제로 △폐쇄성 △2차 피해 우려 △절대적인 지도자 영향력 등이 지적됐습니다. 4년 전에 드러난 문제는 적어도 한체대 체조부에선 세월이 무색할 만큼 판박이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지도자의 힘이 절대적이다’, ‘보복당할까 두렵다’ 말했습니다. 우려하는 선수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10년이 넘도록 이뤄진 일인 만큼 피해자도 많았습니다. 주저하는 이들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지역을 돌며 수십 명을 취재했습니다. 선수들이 용기를 내줬기에 이번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무려 한 달에 걸친 일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발생이 쏟아지는 데일리 부서였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탐사보도부의 존재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기다려주는 보도국 동료들, 취재 난관에도 묵묵히 믿어주고 응원해준 팀 부장과 데스크. 그분들 덕에 취재만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보도 후 관계기관의 조사를 형해화하는 한체대의 행태, 입막음 시도하는 체조부 지도부 등에 대해 후속 보도도 할 수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고,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사와 조사를 통해 지은 죄가 드러난 만큼 처벌도 수반돼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이 종결될 순 없습니다. 체육계 구조적 문제의 종합판인 이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 취재하고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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