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궐이사 임명된 이동욱, 결격사유 넘치는 자"

12일 전국언론노조·언론노조 KBS본부
'이동욱 이사 임명 규탄, 사퇴 촉구' 기자회견

12일 전국언론노조,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본관 앞에서 '이동욱 이사 임명 규탄,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KBS 보궐이사로 임명했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보궐이사 임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기자의 이사 사퇴를 촉구했다.

12일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 절차가 파행을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퇴한 김종민 이사의 빈자리를 황급히 메우기 위해 방통위가 또 한 번 졸속 의결을 한 셈”이라며 “극우적 언사를 일삼아온 이동욱씨의 보궐이사 추천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퇴한 김종민 전 KBS 이사 후임으로 이동욱 전 기자를 보궐이사로 추천했고, 같은 날 저녁 윤 대통령은 이 전 기자를 보궐이사로 임명했다. 이동욱 이사는 지난 2020년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추천 인사로 KBS 이사에 거론됐지만 다수 방통위원들의 반대로 추천이 거부된 바 있다. KBS본부도 그해 성명을 내어 “KBS에는 ‘5.18 폄훼 인사’에게 내어줄 자리가 없고, 이동욱 전 기자에게는 KBS 이사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12일 기자회견에서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동욱은 이미 결격 사유가 차고 넘치는 자”라며 “그릇된 역사관과 막말 때문에 2020년 KBS 이사로 거론되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게 불과 2년 일인데 그런 그가 다시 KBS 이사회에 내려 꽂혔다. 오로지 용산의 낙하산 사장을 내리꽂기 위한 절차의 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신환 5·18 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회장(앞줄 맨 오른쪽)이 13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엔 장신환 5·18 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회장도 참석해 “이동욱, 차기환 등 5·18을 잔혹하게 왜곡하고 비난한 인물들이 공영방송 이사로 임명된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장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과 함께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은 모조리 허위이고 사기라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5·18을 왜곡한 자들을 공영방송 이사에 임명하는 모습은 스스로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영방송을 극우 난봉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국으로 망쳐버리겠다는 권력의 오만과 불통, 결국 국민들은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말도 안 되는 극우 인사의 이사 선임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이 이사의 5·18 폄훼 전력 등을 공개했다. KBS본부 성명에 따르면 이 이사는 1996년 월간조선에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와 과장> 기사를 써 5·18 단체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았고, 지난 2013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갑제 현대사 강좌’에서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으로 이것이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또 그는 한 보수매체 칼럼에서 제주 4·3에 대해 “제주의 비극은 좌익의 선동으로 공동체를 분열과 반목으로 몰아넣으면서 시작된 것이었다”며 “좌파에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자금을 대서라도 젊은 우파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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