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대표 "뉴스타파, 그렇게 만만한 조직 아니다"

압수 물품 협의 끝나 검찰 뉴스타파 사무실로 진입, JTBC는 압색 절차 논의 중

‘김만배 음성 파일’ 보도와 관련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경 뉴스타파와 JTBC에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려 했다. 다만 뉴스타파 직원 30여명이 검사와 수사관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아서며 약 두 시간가량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현재는 양측 간 압수 물품에 대한 협의가 끝나 검찰이 뉴스타파 사무실로 진입한 상황이다. JTBC는 보도국 진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검찰과 압수수색 절차를 논의 중이다.

검찰의 급작스런 압수수색 시도에 뉴스타파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뉴스타파 직원들은 ‘지키자! 뉴스타파’, ‘언론자유 수호!’, ‘독립언론 사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검찰 관계자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아섰다. 또 돌아가며 “언론자유 탄압하는 정치검찰 돌아가라!”, “언론자유 강탈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를 바라보던 일부 시민들이 “왜 뉴스타파 압수수색 하냐, 물러가라!”, “뉴스타파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등의 말을 외치기도 했다.

압수 물품에 대한 협의가 끝난 후엔 성명문 낭독도 이어졌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오늘은) 역사에 영원히 남을 그런 치욕적인 언론 현장의 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이 아니라 정권을 수호하는 정치 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뉴스타파와 JTBC 사무실의 압수수색을 시도한 14일, 뉴스타파 직원들이 서울 중구 뉴스타파 본사 앞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이어 “언론의 가장 큰 사명은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뉴스타파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비영리 독립 언론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 10년 동안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이런 독립 언론을 향해 ‘1급 살인죄’ ‘사형’ ‘국가반역죄’ 등의 극언을 마구잡이로 내뱉고 또 온갖 정치기관들, 국가기관들을 동원해 압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오늘은 저희 뉴스타파가 다른 독립 언론들과 함께 검찰의 특활비 등 예산 오남용 문제를 공개하려고 예정한 날”이라며 “그런데 하필 오늘 같은 날을 검찰이 택한 저의를 매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독립 언론 탄압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특히 민주국가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거”라며 “뉴스타파는 국내외 여러 언론과 언론기관, 언론 조직과 연대해 한국의 이런 언론 상황을 널리 알리고 끝까지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4만여 뉴스타파 회원님 그리고 국민 여러분, 뉴스타파는 그렇게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며 “이 정권의 부당함에 맞서 끝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당하게 독립 언론의 가치를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선 검찰의 언론사 압수수색 시도를 비판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언론사 압수수색은 대단히 신중해야 하는데 JTBC와 뉴스타파 압수수색은 신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손발을 묶으려는 의도라고 많은 분들이 볼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언론장악을 물 타기 하려고 무도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을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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