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노조, 최기화 감사에 반발 "부적절 인사 철회하라"

7일 성명…"최소한의 양심·교양도 갖추지 못한 인물이 EBS 경영과 회계 감시한다니"

방송통신위원회가 7일 EBS 감사에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을 임명하자 EBS 노조가 “부적절 인사”라고 비판하며 선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7일 낸 성명에서 “최기화 씨가 누구인가? MBC 보도국장 시절 대기업 실세에게 ‘형님’이라 칭하며 부적절한 감사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자사 보도 비평이 담긴 노조보고서를 찢어버리고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에까지 처해진 인사다. 취재차 전화한 타 매체 기자에게 ‘야 인마! 이놈 저놈!’ 해가며 반말을 내뱉더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상스러운 욕설을 해댄 인물”이라며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도, 자존심도 없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이나 교양마저 갖추지 못한 인물이 교육공영방송 EBS의 경영과 회계를 감시하며 경영상의 결정들이 정당한지의 여부를 판단해야 할 자리에 임명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2018년 정치권 개입 의혹 속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임명된 최기화씨(오른쪽)가 그해 8월16일 방문진으로 출근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구성원들과 충돌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EBS지부는 방통위가 지난달 29일 보궐 이사에 2018년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으로 해임된 이력이 있는(이후 해임 무효 소송 최종 승소) 강규형 전 KBS 이사를 임명한 데 이어 최기화 감사까지 임명한 것을 두고 “EBS가 공영방송 장악, 언론 탄압에 앞장서던 구시대 인사들을 위한 답례품인가? EBS가 타방송사 해임 이사들을 위한 원로 집합소인가?”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이들은 “EBS 임원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균형감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침 없이 어떠한 정권, 어떠한 권력에도 교육의 본질은 흔들리면 안 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의 계속되는 부적절한 인사 행태에 EBS 구성원들은 분노를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교육공영방송 EBS를 어느 수준까지 망쳐놓으려 하는가? 진정 EBS마저 정쟁의 싸움터로 만들려 하는가?”라고 했다.

이어 “방통위의 부적절한 결정으로 교육마저 그리고 EBS마저 정쟁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순간, 교육의 본질은 무너질 것이고, 그 무너짐의 결과는 향후 100년이 넘는 기간까지 우리의 상처가 될 것”이라면서 “이동관 방통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EBS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 부적절한 인사를 철회하라. 임명된 최기화씨에게도 강력하게 요구한다. 교육방송 감사의 자격이 되는지 자문해 보라. 자신이 지난날 했던 언행을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여 스스로 사의를 표하라”고 촉구했다.

최기화 EBS 신임 감사는 MBC 기획국장, 보도국장, 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18~2021년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지냈다. 방문진 이사 선임 당시 정치권(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개입을 시인하는 방통위원장의 발언이 있기도 했다. 최 감사는 2021년 방문진 이사 연임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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