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KBS·방문진 이사장 다음은 정연주?

방통위, 방심위 회계감사 결과 발표
정연주 위원장 근태 및 업무추진비 집행 등 지적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그리고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제 다음 차례는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인 걸까. 방통위원장 해임에 이어 KBS와 방문진 이사장 해임 절차를 밟고 있는 현 정권과 방통위가 정연주 방심위원장 등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실상 교체 수순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통심의위의 국고보조금 집행에 대한 회계감사를 지난 7월부터 한달간 실시한 결과 위원장 등의 복무관리 및 업무추진비 집행 관련 문제를 확인해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엄중 경고 등의 조치를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이후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방통위가 정연주 방심위원장 해임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정연주 위원장이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먼저 복무 관련해 방통위는 제5기 방심위가 출범한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차량 운행 기록을 점검한 결과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등 3인의 9시 이후 출근과 18시 이전 퇴근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은 근무일 총 414일 중 78일(18.8%)을 9시 이후에 출근했고 270일을 18시 이전에 퇴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방심위는 예산 전액이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고 공적정책 결정·집행 및 정부와의 수시협업 등을 수행하고 있어, 직무수행에 있어 높은 수준의 공공성 등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임직원에 대한 복무관리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방심위는 복무에 대해 별도의 관리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주의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업무추진비를 선수금으로 적립한 뒤 코로나19 방역지침의 인원제한 기준이나 1인당 집행단가 기준(3만원) 상한액을 위반하는 일이 생겼을 때 적립된 선수금으로 분할 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반사항을 은폐한 점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및 사무총장에게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업무추진비의 사용내역서와 지출결의서가 허위로 작성되게 한 전 부속실장에 대해선 문책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송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위원장 등이 내부직원 등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과도하게 주류를 구매하여 음주한 사례”와 오후 1시30분 이후까지 “식사 시간을 과도하게 초과하여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못하게 된 사례” 등도 다수 확인됐다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이밖에 지각·조퇴·외출 제도 운영 부적정, 대외직무활동비 및 안건검토비 등 수당 지급 부적정, 사업추진비 집행 부적정 등 전체 10개 항목에 대해 문제를 확인해 주의 등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 정연주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정 위원장은 “방심위는 2008년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위원장 등 상임위원 3인에 대한 ‘복무 관리’ 규정이 없다”며 “그럼에도 일반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출퇴근 상황은 본인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업무추진비 집행과 관련해선 ‘선수금’의 존재를 이번 감사 후 전 부속실장이 설명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본인 불찰”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이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 영수증 내역 총액이 방심위 내부지침을 초과하는 것을 사전 혹은 사후에 인지했을 경우엔 차액을 개인카드로 결제하거나 법인카드 집행을 취소하고 개인카드로 결제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나 “사무처 직원들과 점심 간담회 가운데 4차례 직원들을 오후 1시30분 이후 사무실에 복귀토록 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과 수시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업무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직원의 고충과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며 “이것은 기관장에게 주어진 주요한 직무이자, 업무의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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