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김남국 의원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제393회 이달의 기자상] 이세영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이세영 조선일보 기자

마흔한 살 김남국 의원과는 나이대가 비슷합니다. 주변 사람들도 코인을 합니다. “코인으로 떼돈 벌었다”고 주장하는 친구가 순수익 수십만 원을 올렸다고 합니다. 외식 값, 분윳값, 기름값을 꽤 많이 넘는 정도라고 합니다. 코인 투자는 잘못이 없습니다. 김남국 의원이 억울해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투자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습니다. 김 의원은 한때 가상화폐 ‘위믹스’를 60억여 원어치 보유했다고 합니다. 또 그가 보유한 코인은 ‘마브렉스’, ‘메콩코인’, ‘젬허브’ 등 40여 종에 이릅니다. 코인 전문가조차 그의 코인 투자가 이름을 거의 들어본 적 없는 P2E(돈 버는 게임) 코인이자 신생 코인에 집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의혹이 불거지기 전 아이스크림값, 신발값을 아꼈다고 했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걸을 것만 같은 김 의원이 이른바 ‘잡코인’에 ‘몰빵 투자’를 한 배경을 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위믹스 투자금의 출처, 위믹스 보유 규모, 위믹스 투자·보유·처분 시점, 신생 코인 투자 경위 등입니다. 우리 기자들은 개인 김남국이 아니라 의원 김남국에게 물은 것입니다. 숱한 의혹이 제기되는 동안에도 김 의원은 그 흔한 기자회견 한 번 열지 않았습니다. 의원실 앞 약식 간담회는 국민이 바라는 해명 형식이 아닙니다.


작년 12월 그리고 올해 5월. 여전히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런 질문 몇 개를 하고 싶어서 기사를 썼더니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 사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코인업계 입법 로비 의혹 등 후속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고위공직자의 재산 신고 내역에 코인 보유를 포함하는 ‘김남국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김 의원은 법사위에서 교육위로 이동했고 더이상 상임위 도중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또, 한국기자협회가 상을 줍니다.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셈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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