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 '사장 퇴진' 반대 52.6%-찬성 47.4%

"투표 결과 재신임으로 해석하지 말라"

KBS 기자협회 회원의 47.4%가 TV수신료 분리징수 사태와 관련해 김의철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퇴해선 안 된다는 응답은 52.6%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KBS기자협회는 “투표 결과를 재신임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김 사장에게 직을 던지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23~26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현 상황(TV수신료 분리징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장과 경영진은 물러나라는 내용을 기자협회 입장문에 담아야 한다고 보느냐’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재적 회원 504명 가운데 418명이 참여한 투표(82.9%)에서 사장 사퇴 요구에 ‘반대한다’가 220명(52.63%), 찬성은 198명(47.37%)으로 집계됐다.

김의철 KBS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BS 기자협회는 26일 투표 결과와 함께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의 급작스러운 분리징수 추진과 경영진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했다. KBS기자협회는 “공영방송의 존립은 물론 공영 저널리즘의 근간을 떠받치는 수신료 제도를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변경하려는 시도에 대해 KBS 기자협회는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또한 이같은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초래할 엄중한 사태와 그 파장의 책임은 당국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했다.

이어 “그 의도가 어떻건 간에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 의지를 드러냈을 때 사장과 경영진은 국면 국면마다 적절하게 판단해 대응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았어야 했다”며 “그러나 정부의 급작스런 정책 변화에 시일을 허비하며 엄중한 상황에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는 “공영방송의 ‘독립’이 아니라 ‘존립’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현 상황에 대해 사장과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투표 결과를 결코 재신임으로 해석하지 말라. 사장과 경영진은 당장이라도 직을 던진다는 각오로 지금과는 다른 대응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KBS 내부에선 김 사장과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KBS PD협회가 지난 21~23일 협회원 7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참여자 514명 가운데 335명(65.2%)이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의견은 179명(34.8%)이었다.

앞서 지난 21일 KBS 직원 1100여명은 김의철 사장과 이사진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연대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KBS 방송기술인협회, 지난 13일엔 경영협회‧아나운서협회‧영상제작인협회가 공동 성명을 내고 사장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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