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월드컵·올림픽 중계권 싹쓸이... '게임 체인저' 될까

2026·2030 월드컵 독점 중계권 계약체결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권도 이미 확보

중앙일보와 JTBC가 속한 중앙그룹이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중계권까지 싹쓸이했다. 중앙그룹은 29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열리는 월드컵의 한국 독점 중계권을 획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앙그룹은 2026년부터 2032년 사이 열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중앙그룹이 29일 서울 상암동 JTBC 건물에서 FIFA 조인식을 가졌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중앙그룹

중앙그룹의 월드컵 중계권 계약 체결 소식은 올 초부터 알려졌다. 중앙은 앞서 2019년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6년~2032년 개최되는 올림픽의 한국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올림픽은 물론 월드컵 중계권을 지상파 아닌 채널이 독점하는 건 국내 방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FIFA와 협약을 체결한 주체는 중앙그룹의 스포츠 비즈니스 자회사인 ‘피닉스 스포츠’다. 피닉스 스포츠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30년 100주년 월드컵, 2027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 그리고 2025년과 2027년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 등의 방송 및 전시권을 부여받았으며, 재판매도 할 수 있게 됐다.

중앙그룹은 보도자료에서 “피닉스 스포츠는 이번 조인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월드컵 프로젝트에 돌입한다”며 “중앙그룹이 보유한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 디지털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을 홍보 툴로 적극 활용하고,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력도 전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앙그룹은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단독 중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월드컵만 해도 출전팀이 많아지고 공동 개최 등으로 대회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2026 월드컵은 캐나다, 멕시코, 미국 등 북중미 3개국이 공동 개최하며, 본선 진출팀이 48개국으로 확대돼 경기 수도 늘었다. 100주년을 맞는 2030년 대회는 아프리카의 모로코, 유럽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며, 1회 월드컵 개최국인 우루과이 포함 남미 3개국에서도 한 경기씩 열린다.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료는 우리 돈으로 12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6 월드컵 중계권료는 2000억원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광고매출만으로 중계권료를 넘는 수익을 내기는 이미 어려운 환경이 됐다. 재판매로 중계권료 부담을 나누지 않는다면 중앙그룹의 재무 부담이 커져 적자가 가속화 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7월 올림픽이 열린 파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오른쪽)을 만난 홍정도 부회장. /중앙그룹

다만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중앙그룹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읽힌다. 중앙은 “전 세계 유력 방송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중앙그룹은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스포츠 중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국제 스포츠계에서 확고한 위상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보도자료에서 “그룹이 다년간 FIFA와 IOC의 한국 파트너로 동시에 선정될 만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면서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기술과 본 적 없는 시선을 선사하기 위해 파트너사들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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