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팩트체크 행사인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이 오는 28~30일 한국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언론인, 팩트체커와 기관, 거대 플랫폼 기업 실무자들이 한 데 모여 허위·조작정보 등에 대한 대응과 경험을 공유·논의하는 이 행사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는 지난 1일과 14일 보도자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기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행사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와 공동 주최하는 행사는 매년 개최국을 바꿔 진행돼 왔으며 지난해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글로벌 팩트 9’이 열린 바 있다. IFCN은 세계 팩트체커들의 기준점이 되는 유일한 연대체로서 고유준칙 마련, 팩트체크 기관 인증 역할 등을 해왔다. 한국에선 JTBC와 뉴스톱이 인증기관이다.(단, 16일 오전 확인결과 JTBC는 현재 인증이 만료된 상태. 현재 한국에서 IFCN 인증을 받은 매체는 뉴스톱이 유일)
올해 행사엔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대면 참석인원 500여명, 온라인 참석자 1000여명 등이 참여해 서로의 경험 공유와 신기술 습득, 토론토의 등을 하고, 국제적인 협력의 계기를 갖는다. 3일 간의 행사 기간 동안 △팩트체킹의 현황 △선거와 민주주의 △인공지능과 미래 등 세 가지 대주제 아래 60여개 세션이 예고된 상태다.
주요 참석인물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하는 등 트위터의 강력한 허위정보 방지책을 지휘했던 요엘 로스 전 트위터 신뢰 및 안전 책임자 등이 나선다. 그는 트위터의 허위정보 방지 책임자로 일했지만 일론 머스크의 인수 후 정책에 반발해 지난해 퇴사했다. 오는 30일 행사에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밝히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의 허위정보 대처에 대한 평가 등을 할 예정이다.
29일 기조강연은 친러시아 인터넷트롤들의 활동에 대한 탐사보도로 잘 알려진 핀란드 탐사저널리스트 제시카 아로 기자가 맡는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허위정보 생산공장으로 알려진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취재해 2019년 책을 내는 활동 등을 해왔다.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IRA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을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국내 인사 중에선 첫날(28일) 기조강연을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담당한다. 세계 저널리즘·커뮤니케이션 최대 연구공동체인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ICA)의 현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인지편향 차원에서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에 빠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정보 환경에 있어서의 눈에 띄는 변화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확증편향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상황에서 팩트체킹 효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언어적 전략 등을 팩트체커들에게 소개한다.
그 외 2008년 미국 대선에서 팩트체크란 새 장르를 저널리즘에 도입해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빌 아데어 듀크대 교수,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크 코너 편집장이자 수석기자인 글렌 케슬러, 영국 팩트체크 기관 풀팩트에서 AI의 팩트체크 도입을 연구해 온 앤드류 더드필드 등이 강연을 진행한다.
틱톡과 구글, 유튜브, 메타 등 거대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허위정보 대응방안을 밝히고 팩트체커와 언론인들의 질문을 받는 세션도 운영된다. 구글과 유튜브는 허위정보 대응책과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되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메타와 틱톡은 전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패널 토론을 벌인다. 역대 글로벌 팩트에서 이들 기업은 허위정보 유통을 방치했다는 이유 등으로 언론인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10주년을 맞은 행사는 그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노르웨이 오슬로 등에서 열려왔다. 이번 한국 서울 개최는 아시아 국가로선 최초다. (관련기사: <세계 최대 팩트체크 서밋 '글로벌 팩트 10' 내년 서울서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