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를 탔는데도 병원을 못 찾아서 결국 죽었다던데?”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보도는 퉁명스러운 말 한마디로 시작됐습니다. 알고 보니 ‘응급실 뺑뺑이’는 지금껏 비일비재한 일이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환자는 병원에 가기 위해 구급차에 올라타지만 정작 병원 응급실은 병상과 인력이 부족해 그 환자를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10대 환자의 죽음을 시작으로 현 응급의료체계의 모순을 지적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취재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거쳐 갔던 병원들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다행히 당시 환자를 태웠던 소방당국과 관련 수사에 나선 경찰을 통해 그날의 과정을 찬찬히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점은 확실해졌습니다.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존재하는 권역외상센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상급 종합병원들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가 아니라며 전원을 권유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각 병원들은 저마다의 해명만 내놓을 뿐 문제의식을 느끼는 곳은 없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보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대구에서는 대형병원 6곳이 직접 나서 119구급대의 이송환자 수용 원칙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희생이 따라야만 사회가 바뀌는 것에 굉장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부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