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실태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
국윤진 TBS 지역뉴스팀 기자 / 경제보도부문

국윤진 TBS 기자

‘콜 몰아주기? 편하게 택시 타고 있는데 이게 뭐가 문제야’, ‘독과점이라니 너무 앞서 나간 거 아닌가?’


제보를 받고 처음 들었던 생각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택시 기사들의 승차 거부, 불친절한 응대, 난폭 운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편리하고 신속하고 친절한 이미지로 막 바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왜 기사님들은 문제라고 하는 걸까,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 수수료 인상 등 결국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걸까…’ 현장을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콜 몰아주기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실험 결과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택시 기사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실태조사에 힘입어 연속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AI 배차 알고리즘 원리와 입력값 등의 문제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 늘 숙제를 풀다 만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관리·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지지부진 해를 넘기기 일쑤, 결과가 나오지 않고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그럴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추운 겨울 택시 기사님들을 만나기 위해 시내 가스 충전소 수십 곳을 돌아다니고, 카카오T블루 택시를 탈퇴한 기사님 사례를 찾기 위해 택시미터기 업체에서 몇 날 며칠을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T블루를 떠나는 기사들의 뒷모습에는 슬픔이, 과다한 수수료에 불만을 내는 목소리에는 최소한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고 싶다는 노동자의 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웃프게도(?) 많은 택시 기사님들을 만날수록 기자의 카카오T 회원 등급도 고공 행진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는 TBS가 문제를 제기해왔던 부분이 다 담겨 있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카타르시스가 몰려왔습니다. 이 기사로 플랫폼 택시 기사님들의 노동 환경이 개선되고 소비자의 이용 편의가 보장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길 기대합니다. 또한, 힘든 상황 속 좋은 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보도본부 동료 선후배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