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보도본부와 대외협력실을 총괄하는 부사장직을 신설했다. 사내 구성원에게 사전 통보 없이 급작스레 이뤄진 조직개편에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부사장 산하에 보도본부와 대외협력실을 편제했는데, 보도본부를 사측의 민원 해결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SBS 사옥 /연합뉴스

SBS는 23일 전체 게시판을 통해 보도 및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을 신설한 조직개편을 알렸다. 보도 및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에 방문신 SBS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임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부사장 신설 배경으로 보도의 독립성, 독자성, 전문성 강화를 들었다.

SBS 노조는 부사장이 옥상옥이 되어 보도에 개입 및 관여할 수 있고, 보도본부의 수익성 강화가 무리하게 추진될 수 있다며 보도 독립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부사장이 보도본부와 대외협력실을 총괄하게 되면서 보도 기능을 사측의 민원 해결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졌다”며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취재 대신 대주주 이익을 위해 민원해결사 역할을 해야 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보도 기능을 대외협력 업무에 동원, 활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SBS가 사내 전체게시판에 공지한 조직개편안

SBS본부는 “부사장 직제 아래서 보도본부의 수익성 강화가 무리하게 추진되는 건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며 “수익성을 위해 저널리즘에 소홀해지고 구성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의 독립은 공정방송의 요체이고 공정방송은 방송 노동자의 핵심 노동조건이다. 우리의 노동권이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사측이 밝힌 조직개편 취지가 제대로 지켜져 보도 독립과 공정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동조합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