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신종 병역비리

[제388회 이달의 기자상] 손기준 SBS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손기준 SBS 기자

‘병역 면탈 브로커 A를 병역법 위반죄로 구속기소’. 지난해 12월, 병역비리와 관련해 수사기관서 처음 공개한 사실입니다. 병역비리는 통상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왜곡된 진단 결과가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멀쩡한 어깨를 망가뜨리거나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는 경우, 혹은 정신 병력을 위장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병역 면탈 브로커 A씨는 부정기적인 발작이 일어날 수 있는 신경질환, 뇌전증을 이용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뇌전증이라는 단어 하나로 시작해 이 사안을 파헤쳤습니다. 변호사, 행정사, 의사, 국회의원실 등 여러 주체들과 소통하며 이번 병역 회피 의혹을 파헤쳤습니다.


소통의 결과물이 하루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A씨가 뇌전증을 범죄의 도구로 삼았는지 뇌전증 전문의들의 자문을 토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의사의 눈을 속이고자 병역 면탈자들에게 일종의 ‘시나리오’까지 자문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A씨가 대상자들을 유혹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SBS는 수사기관의 정보 공개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사실을 파헤칠 수 있던 건 사회부장 이하 시민사회팀 선후배들의 열정과 헌신 덕택이었습니다. 보도본부 선배들의 격려와 토론도 연속 보도에 큰 힘이 됐습니다. 가당찮은 제가 대표로 글을 작성했지만, 팀원 모두의 노력으로 얻어낸 상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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