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공공재개발 '도심복합사업' 문제점

[제377회 이달의 기자상] 김우준 YTN 기자 / 경제보도부문

김우준 YTN 기자

정확하지 않은 정책은 왜곡을 초래합니다. 장관에게는 임기 내에 한 번 발표하고 안 되면 그만일 수 있는 정책일 수 있지만, 정책에 휘말리는 개인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게 하물며 부동산처럼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정책이라면, 더더욱 무게감을 갖고 신중해야 합니다.


“205만 호 아파트 물량을 확보했다.” 가늠할 수조차 없는 엄청난 물량대비 이를 지지하는 근거는 한없이 부실했습니다.


토지 강제 수용이라는 위헌 요소가 다분한 정책이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습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정책이었기에 더더욱 정밀해야 했지만, 정부는 밀어붙였습니다.


정책 후보지로 지정된 현장은 더욱 심각했습니다. 정밀하지 않은 정책의 여파로 개인의 삶은 뒤틀려있었습니다. 남편의 병원비가 급해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 어르신의 사연을 듣다가 수차례 가슴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국토부 보도자료에서 찬양 일색이었던 정책이 일부 주민들에게는 삶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덫과 다름없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전수조사하자. 정면 돌파했습니다. ‘주민들은 주장했습니다.’ ‘일부 단체는 밝혔습니다.’ 식으로 우회하지 않았습니다.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업지의 등기부 등본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1700여 가구, A4 용지 6000장 분량을 정리하고,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발로 뛰며 ‘아이템’을 구했고, 손과 노동으로 기사를 뒷받침하는 ‘팩트’를 마련했습니다. ‘기자가 이렇게 고생했다’ 보다도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혼자 했다면 부담감에 외면했겠지만 함께 하는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치지 않았고, 용기를 냈습니다. 진흙에 덮인 조개를 가져와도 진주로 만들어주시는 이종구 부장, 취재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한 강희경 선배, 복잡한 부동산 기사를 쉬운 영상으로 풀어준 김세호, 왕시온 영상취재부 선·후배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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