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회 이달의 기자상]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홍영재 SBS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홍영재 SBS 기자

‘10년된 친한 지인 사이고 가족끼리도 만나다보니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취재 대상자의 볼멘소리에 저도 처음엔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몇 년 전 또다른 고위공직자에 대한 판결문에서 언급된 ‘지음 관계’라는 말도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1박 120만원에 달하는 고급 리조트에 함께 1박2일 골프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현재 직위를 생각해봤을 때 단순한 사적 모임으로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재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습니다. 보안도 유지해야했고 소통의 과정도 험난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들에 대한 반론 취재는 한 템포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했습니다. 보도를 되돌아보니 결론적으로 SBS 시민사회팀 일원들이 말 그대로 팀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취재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올해 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말 그대로 대부분의 민생사건을 ‘알아서 수사하고 처리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불기소 의견이면 과거와 달리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가수사본부라는 대규모 수사기구도 새로 생겼습니다. 경찰 권한이 커진만큼 국가수사본부 범죄첩보계장과 치안감, 서울청 광수대 등 경찰 중요수사에서 핵심 지휘부였던 총경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가진 언론사가 반드시 달려들었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치열한 취재 과정을 함께 겪고 지휘, 조언, 격려를 보내주신 선배와 후배 기자분들께 감사합니다. 고난을 겪을수록 좋은 기사에 가까워진다는 걸 가슴 깊이 배웠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