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동물방역의 표준을 만들다

채태병 경기일보 지역사회부 기자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채태병 경기일보 기자

‘성화요원(星火燎原)’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작은 불씨가 퍼지면 넓은 들마저 태운다는 뜻으로, 이번 취재 과정을 표현하기 가장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경기지역 한 업체 관계자의 투덜거림이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가축전염병이 경기도에서 발생하는데 정작 지역의 업체가 일감을 따내지 못하는 등 소외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취재가 시작되고 여러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업계에서 일부 공직사회와 타 지역 업체 간 ‘검은 유착’ 의혹이 떠도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의혹의 근거를 찾기 위해 취재력을 집중했고 타 지역 업체가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일감을 수주한 사례, 과거 경기도 감사에서 공무원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자 고의적으로 사업을 쪼개기 발주한 사례 등을 찾아냈습니다.


가축전염병 발생 시 농가에선 자식처럼 애지중지 길러온 가축을 피눈물을 흘리며 살처분합니다. 정부는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전염병을 국가적 재난으로 지정하고 방역대 유지에 사활을 겁니다.


일부 공직사회와 업체 간 유착으로 인해 이 같은 농가의 슬픔과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선 안 된다고 판단, 기획보도에 나서게 됐습니다. 보도 이후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살처분 및 매몰지 복원 관련 불공정 관행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부정부패 사례 확인을 위한 전수조사 및 특정감사 추진에 나섰습니다. 도의 종합대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또 다른 ‘검은 유착’ 의혹이 생겨나지 않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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