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자유조선’을 ‘미스터리한 단체’라고 표현했습니다. 펼쳤던 작전들도 기상천외합니다. 피살된 북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구출작전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진입 사건을 통해 자유조선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해결책을 찾기 힘든 문제가 ‘외신 받아쓰기’입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미국 언론에 중요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와중에 자유조선 사건이 터졌습니다. ‘김한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습니다. 한국 언론도 이를 직접 보도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오기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자유조선이 매우 논쟁적인 단체라는 점도 유념했습니다. 다만, 김정남이 사망한 직후 김한솔과 그 가족이 사라지기 직전, 타이페이 공항에서 유일하게 만났던 사람이 크리스토퍼 안이었습니다. 그는 또 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진입했던 10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베일에 싸인 두 사건의 유일한 교집합인 셈입니다. 그의 주장을 직접 확인하고, 그 육성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뷰를 처음 기획했을 때, 그 막막함을 잊을 수 없습니다. ‘포기하지 마라’는 말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심사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임기 3년을 마치고, 올 여름 복귀합니다. 이번 수상은 코로나19와 트럼프로 점철됐던 특파원 생활이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위안의 목소리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동안, 먼 곳으로 떠나신 정병덕·정재호 선배와 이현우 기자의 영전에 이 상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