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골프 친 게 죽을죄는 아니잖아요. 보도만 안 나가면 괜찮을 텐데.”
골프와 술자리 접대 경찰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경찰들의 말이다. 보도만 안 나가면 알아서 사건을 잘 마무리하겠단 경찰 고위 간부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렸다.
이제는 ‘제 식구 감싸기’란 말을 쓰기도 민망할 정도가 됐다. 수법도 진화했다. 입증되지 않은 현금 거래로 골프 접대 수수 금액을 낮추고, 시민감찰위원회를 동원해 청탁금지법을 무력화시켰다. 그들이 만든 철옹성을 하나하나 해체해 반박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수습기자 때부터 10년 넘게 출입한 경찰,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 출범으로 권한이 더 커진 경찰이 이래선 안 된단 심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3명이 숨진 광양제철소 폭발사고 수사 경찰과 포스코 간부의 부적절한 술자리까지 드러내면서 파급력이 커졌다. 쉽게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은밀한 접대, 그리고 이를 감추려는 경찰 조직의 부끄러운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 특히 감시의 눈이 적은 지방은 더 그렇다. 이번 보도와 수상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 시민의 안전과 원칙을 지키는 경찰로 거듭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