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엔 교류 단절된 '극단의 광장'이 존재한다"

국민일보, 유튜브 알고리즘 실험

“유튜브 세계에는 교류가 단절된 극단의 광장이 존재하고 있다. 광장 양측에 선 사람들 간의 접점은 희미했고, 둘은 좀체 만나지 않는다.”


국민일보가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가지고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극단화를 가속화하고, 이용자가 편향된 정보에 갇혀버리는 필터버블 현상으로 이끈다는 것. 지난 10일~21일 5회에 걸쳐 지면과 온라인에 연재된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사진>’ 기획의 내용이다. 국민일보는 “최근 각종 조사에서 유튜브는 뉴스 등 정보 습득 신뢰도 분야 1, 2위를 달린다”며 “한국에서 갈등 구조가 얼마나 심화하고 있는지, 고착한 원인은 무엇인지, 해결책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데이터 분석을 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번 기획을 보도한 국민일보 이슈&탐사1팀은 가상인물로 1990년 1월1일생 김진보씨, 김보수씨 유튜브 계정을 각각 개설했다. 진보, 보수씨의 관심사였던 ‘노무현’과 ‘박근혜’를 각각 첫 검색어로 선정한 이후 알고리즘이 추천한 상위 영상만을 따라가며 하루 1시간씩, 1주일간 영상을 시청하고, 날마다 홈 화면에 노출된 추천 영상 16개씩을 분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홈 화면 영상은 각자가 선택한 이념대로, 편향성이 심한 채널이 추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는 보도에서 “실험 1주일째 둘의 종착지는 친여와 반여로 갈린 극단의 광장이었다. 이미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추천 알고리즘 내 연결성이 높고, 유저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며 “첫날 시청이 끝나자 진보씨 메인 화면에 걸린 추천 영상 16개 중 4개(25%)가 진보 채널로 바뀌었다. 구독한 채널이 없었는데도 홈 화면에 뜬 진보 채널 수가 2일째 1개, 4일째 6개, 7일째 8개로 늘었다. 보수씨도 첫날 일정 이후 5개의 보수 성향 콘텐츠가 추천됐고, 1주일 후에는 16개 추천 영상 중 9개가 보수 채널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밖에 유튜브 알고리즘은 음모론을 걸러내지 않고 그들만의 생태계와 광장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결과도 있다. 국민일보는 “서른살 ‘음모론’ 이름으로 유튜브 계정을 새로 만들고, ‘박원순’ ‘타살’ 키워드를 넣어 검색된 영상 3개를 시청했다. 다음날 유튜브는 곧바로 홈 화면 영상 8개 중 무속인 영상 1개, 자극적 제목의 영상을 주로 만드는 개인 유튜버 영상 4개, 기타 영상 3개를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국민일보 보도에서 “알고리즘은 비슷한 걸 보여줘야 사람들이 유튜브에 오래 머문다는 걸 알고 있다”며 “결국 유저들에게는 반대편의 의견 노출 기회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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