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20만원에 입양' 중고거래글 파장

[제362회 이달의 기자상] 한권 제민일보 사회부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한권 제민일보 기자 제주에서 발생한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을 단독 보도하며 사회에 미칠 파장에 걱정이 앞섰다. ‘아이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사건 보도 후 비난으로만 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을 알게 됐을 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관계와 진위를 놓고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사건은 법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등 대한민국 한부모가족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사건을 단순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정책 점검과 제도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심층보도를 이어갔던 이유다. 다행히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법무부·교육부·고용노동부 등 5개 중앙 부처가 합동으로 ‘미혼모 등 한부모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고립도 모자라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을 견뎌야만 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힘들게 살아간다면 과연 그 여성이 낳은 아이가 사랑받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해본다.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바꿀 수 있다.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이 한부모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수면 위로 올린 전환점이 됐다면 이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실화를 이뤄야 할 때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