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을 단독 보도하며 사회에 미칠 파장에 걱정이 앞섰다. ‘아이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사건 보도 후 비난으로만 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을 알게 됐을 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관계와 진위를 놓고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사건은 법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등 대한민국 한부모가족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사건을 단순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정부와 국회, 지자체의 정책 점검과 제도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심층보도를 이어갔던 이유다. 다행히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법무부·교육부·고용노동부 등 5개 중앙 부처가 합동으로 ‘미혼모 등 한부모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하면서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고립도 모자라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을 견뎌야만 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힘들게 살아간다면 과연 그 여성이 낳은 아이가 사랑받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해본다.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바꿀 수 있다. ‘아이 20만원 입양’ 게시글 사건이 한부모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수면 위로 올린 전환점이 됐다면 이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실화를 이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