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드리면 죽인다고 칼이 들어올 때, 목숨을 걸고 예배드리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지난 8월21일, 천안 안서교회 고태진 담임목사가 교회 건물에 붙인 공지문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기승을 부릴 무렵, 가정 예배 전환을 알리며 올린 글이었습니다. 이 글은 ‘한 목사의 반전 공지’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됐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예배, 그리고 신앙에 대한 신념을 놓지 않으면서도 이웃을 배려하는 진정한 종교인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가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일부 교회들에 경종을 울리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방역 방해 의혹> 보도를 하면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교회, 그리고 신앙이란 무엇일까?’ 답답한 마음이 들 무렵, 고 목사의 글을 읽게 됐습니다. 사실확인과 기사 작성에 의구심은 없었지만, ‘신앙’의 영역에서는 내 기사가 틀린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 때였습니다. 이때 고 목사의 글은 생각의 나침반, 판단 기준이 돼 줬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상패에도 고 목사 글을 새겨 넣었습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마가복음 12:31)는 성경 말씀을 참되게 실천하는 대한민국 교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도 교회 건물이 아니라 주변 이웃부터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