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과 식민지 관광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 서하경 울산MBC 탐사보도부 기자 /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서하경 울산MBC 기자 취재는 ‘왜 우리 성은 사라져가고 왜성은 살아남았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자신들의 전승지 위주로 고적(古蹟)을 지정해 문화재로 보호했고,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우리의 많은 성들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혼란기에 사실상 거의 다 파괴됐습니다.


이번 방송은 광복절을 맞아 우리 문화재 속 일제 침략 유산을 주제로 마련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재 체계의 근간이 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고적 지정 과정을 쫓았습니다. 더불어 식민지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과 연구 없이 관광자원화라는 근시안적 시각에서 일제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문화재와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있는 실태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현재 지자체 곳곳에서 도시재생이라는 명목하에 진행하고 있는 각종 일제강점기 재현사업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광복 75주년이 되도록 반일교육에 쏠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에 대한 연구와 분석은 여전히 미진합니다.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거시적 문화재 정책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아무런 감시나 제약 없이 벌이고 있는 왜곡된 문화관광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지역방송의 필요성을 알렸다는 데 작은 자부심을 가집니다. 울산문화방송 돌직구 팀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