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7명, 코로나19로 부당 처우 당했다.> 취재는 간호협회가 낸 이 보도자료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덕분에 챌린지’ 이면이었습니다. ‘코로나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이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선별 진료소의 간호사들을 찾았습니다. 서울, 인천, 대구, 거제 등 전국을 누볐습니다. 곳곳엔 ‘영웅’ 대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한 평범한 노동자가 있었습니다. 간호사들은 “다시 나서긴 솔직히 망설여진다”고 했습니다.
최전선에서 싸운 대구시 간호사들은 ‘코로나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70일 넘게 가족과 떨어져 집에도 가지 못한 채 일하며 얻은 건 우울감과 허탈감이었습니다. 자발적으로 선별 진료소를 운영했던 중소병원의 간호사들은 오히려 반 토막 난 월급을 받았습니다. 40도 넘는 진료소 안에는 에어컨 하나 없어 불지옥을 견뎌야 했습니다.
‘코로나 영웅’ 덕분에 일상을 유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열악한 현실을 보도해 알리는 것이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재팀은 복지부와 국회 복지위·예결위 위원들을 접촉해 위험수당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정부와 국회, 국민 여론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추경안에 없던 지원 예산 120억 원이 편성되고 진료소 에어컨 설치비용도 긴급 지원됐습니다. 저희 보도가 ‘코로나 영웅’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길 바랍니다. 지금도 방역 현장에서 ‘감염 방파제’ 역할을 해주시는 모든 의료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코로나 기획을 함께 한 강인식 팀장, 이지은 선배, 어환희 후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