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

[제358회 이달의 기자상] 최현규 국민일보 사진부 기자 / 전문보도부문(사진보도)

최현규 국민일보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공표했다. 처음 취재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폭파를 언제 할지는 몰랐지만, 폭파 장소는 알아서 기다릴 수 있었다. 3일간 강화도와 파주 등 접경지역을 돌아다니며 개성공단이 보이는 장소를 찾아다녔다. 20km 떨어진 거리이고, 시계가 안 좋아 개성공단의 위치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던 중 북한이 실제 폭파를 감행해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장면을 카메라로 담았다.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남북 두 정상이 만나 평화의 상징으로 설치한 연락사무소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남북이 만남과 소통을 통해 쌓아온 신뢰를 보았기 때문에 남북 평화의 상징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할 거라고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했다. 사진이 1면에 나가고 취재 지시를 내린 부장이 간첩이 아니냐는 농담을 들을 정도였다.


타사가 발행한 폭파 사진을 보니 민통선 내에서 주민이 찍은 사진, 군대에서 TOD 영상 사진 등 내 사진이 아니더라도 현장의 분위기를 보여줄 사진들은 많았다. 심지어 폭파가 일어난 다음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현장감부터 남달랐다.


사진의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지고 누구나 찍은 사진을 공유해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금, 신문도 독자들이 제공한 사진을 지면에 싣기도 한다. 하지만 남한 기자로선 유일하게 폭파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기사로만 소식을 접했던 국민에게 북한의 군사행동을 생생하게 전달해 좋았고, 더불어 이렇게 수상을 해 더욱 기쁘다. 앞으로도 더 좋은 사진, 생동감 넘치는 현장을 전해주는 사진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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